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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5-14 10: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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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우리 아이 비건으로 키운다"…어린이집에 비건급식 요구한 부모
내용

 

입력2024.05.14. 오전 10:15 수정2024.05.14. 오전 10:17

 

일부 비건 학부모, 어린이집에 지나친 요구
"급식 비건식으로 바꿔달라" 교사는 골머리
비건 아이들, 일반식 먹고싶다 눈물 보이기도
최근 환경과 동물복지, 건강, 사상과 신념을 위해 채식주의(비건)를 선택한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일부 비건 학부모들이 "급식 메뉴를 비건식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한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이집 비건 학부모들 때문에 미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고 있다는 작성자 A씨는 "요즘 아이들을 비건 식단으로 키우시는 학부모님들이 종종 보인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문제는 학부모님들이 어린이집 식단도 비건으로 요구하신다"며 "한정된 인원, 예산 때문에 당연히 비건 급식이 어렵다. 그래서 비건 육아하시는 분들은 도시락을 싸서 보내주시는데, 급식 시간 및 간식시간에는 도시락을 먹이고 그 도시락 설거지까지 해서 보내달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 같은 급식과 간식을 먹는데 비건 아이들만 싸 온 도시락 같은 것을 먹으니까 비건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처럼 떡 같은 간식을 먹고 싶어한다. 심지어는 울기도 한다"며 "비건 아이들이 있는 반은 식사 시간이 지옥 그 자체다. 어쩌다 일반식 한 입이라도 먹어서 부모님들 귀에 들어가는 날은 난리가 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신념도 좋고 다 좋지만 적어도 남들에게 피해는 안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본인 아이들이 그렇게 예민해야 하고, 동물성 식품은 조금도 입에 안 대야 한다면 본인들이 집에서 육아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운동회 때 밀가루 사이에서 사탕 찾아 먹기를 해도 사탕에 동물성 지방에 들어가 있다고 빼달라고 하신다"라며 "본인 아이만 빼놓고 할 수는 없다며 요구하시는데, 다른 사람들도 좀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타 학부모님들께 말씀드리는 게 나을 것 같다", "본인 신념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식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 같다", "도시락통 씻어서 보내달라고 하는 건 선 넘었다", "아이한테 비건 강요는 학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보육 교사로 일하다가 잦은 민원으로 퇴사했다는 누리꾼 B씨는 "학부모님들, 단체생활하는데 개인적인 요구는 안 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우리 애는 밥 떠먹여 줘야 먹는다', '선생님이 등·하원 해달라' 등의 요구를 들으면 정말 울고 싶어진다. 교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노예'라고 하는데,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 보육교사를 관뒀다. 물론 좋은 학부모님들도 계시지만 너무 지치는 일이 많다"고 회상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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