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한국의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한국소식2024-02-02 11:15:11
0 8 0
[생활/문화] 코로나 감염력의 '10배'…유럽서 폭증한 홍역, 이곳이 더 위험하다
내용

입력2024.02.02. 오전 11:02  수정2024.02.02. 오전 11:07

 

홍역 환자에게 나타나는 피부 발진. /사진=미국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COVID-19) 방역 조치 완화로 국가 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때아닌 홍역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지역의 홍역 환자는 4만2000여명으로 2022년 대비 45배 폭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월, 3년 만에 홍역 환자가 발생해 같은 해 총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카자흐스탄, 인도, 태국 등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로 이 중 1명은 비행기 내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돼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홍역은 특히 국내 여행객이 많이 찾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병이다. 유럽은 환자 증가율은 높지만 전체 환자 수는 동남아보다 적고 주요 발생 국가도 카자흐스탄, 튀르키예, 러시아 등으로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니다. 2일 세계보건기구(WHO)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보고된 지역별 홍역 환자 수는 중동이 7만2245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동남아시아(6만9681명)였다. 1년 만에 환자 수가 3.5배 증가하면서 아프리카(5만7650명)를 넘어설 정도로 홍역이 유행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동남아 지역 중 홍역 환자가 가장 많은 곳은 인도였다. 이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네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이 뒤를 따랐다. 정은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방접종을 비롯해 아직 홍역에 대한 인식은 저조한 편"이라며 "한국인이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감염력, 코로나19의 '10배' 이상홍역은 홍역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발진성 질환이다. 초기에는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이 나타나다가 고열과 함께 얼굴을 시작해 전신에 발진이 나타난다. 대부분은 충분한 휴식과 수분·영양 공급으로 자연히 회복하지만 드물게 호흡기나 중추신경계에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될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홍역은 높은 감염력으로 유명하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러스 중 홍역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가장 높다. 홍역의 기초 감염 재생산수(환자 1명이 감염시킬 수 있는 평균 인원)는 12~18로 수두 바이러스(5~7), 코로나19 바이러스(1 내외)와 비교해 최대 10배 이상 높다. 질병청은 "홍역에 대한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질병관리청
홍역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간단한 방법은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정은주 교수는 "홍역 백신을 2회 접종할 경우 예방 효과가 97%에 달한다"며 "여행 전 홍역에 대한 면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역 백신 접종 이력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 2002년 이전에 접종했다면 기록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혈액검사를 통해 항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1967년 이후 출생 성인 중 홍역에 걸리지 않거나, 백신을 접종받지 않았다면 건강하더라도 최소 1회 MMR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특히 홍역이 유행하는 해외 여행지를 방문하는데 스스로 백신 유무를 모른다면 최소 28일 간격을 두고 2회 백신을 접종하는 게 권장된다. 영·유아 시기에 MMR 백신을 2회 접종했다면 추가접종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백신 접종 후 매우 드물게 홍역에 걸릴 수는 있지만 증상이 상대적으로 경미하게 나타난다.
해외여행 최소 한 달 전 예방접종 필수홍역뿐만 아니라 여행지에 따라 주의해야 하는 감염병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최소 출국 한 달 전에는 해외여행클리닉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 후 필요한 예방접종을 시행할 것을 권한다. 황열이나 콜레라 백신은 국제 공인 예방접종 기관에서만 접종할 수 있으며 특히 황열 백신은 최소 출국하기 10일 전에 접종해야 한다.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는 장티푸스, A형간염은 출국 2주 전에 접종을 마쳐야 한다.
 

(인천공항=뉴스1) 권현진 기자 =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연말·연시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출국인파로 붐비고 있다. 2023.12.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해외여행클리닉에서는 여행지, 체류 기간, 기저질환과 병력, 예방접종 여부 등을 상담한 뒤 접종이 필요한 백신과 예방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정은주 교수는 "해외여행 시 생수나 끓인 물을 마시고, 개나 조류 등 야생동물과 접촉을 자제하는 등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만약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3주 이내에 고열, 오한, 설사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한다면 질병관리청 콜센터에 우선 신고를 한 뒤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스크랩 0
편집인202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