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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7-19 11: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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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전기를 달라" 이라크 주민들 50도 살인더위 속 시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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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7.19. 오전 11:14   수정2023.07.19. 오전 11:15

 

강 상류에 댐 건설해 물 공급 막은 튀르키예에도 불만 표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물과 전기 부족을 호소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3.7.19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50도에 이르는 혹독한 더위 속에 이라크 사람들이 물과 전기 부족에 항의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정오 바그다드 거리에서는 지글지글 끓는 햇빛 아래 수십 명의 이라크인들이 나와 정부를 비판했다.

에너지 수입국인 이라크는 4년 연속 가뭄을 겪고 있다. 이라크는 유엔이 선정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5개국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 나선 나제 자우다 칼릴은 AFP 인터뷰에서 "우리는 평화적인 시위를 통해 정부에 물을 요구하고 있다"며 "농업 지역과 습지도 사라졌고 전기도 물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대는 이라크 내 강물의 흐름이 줄어든 것은 이웃나라인 튀르키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강우량이 감소하고 기온도 높은데 튀르키예와 이란이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면서 이라크로 흘러드는 물의 양이 줄어들었다는 주장이다.

이날 시위대가 들고 나선 피켓에는 "튀르키예 정부가 이라크인들로부터 계속 물을 빼앗는다면, 우리는 물 문제를 국제화하고 튀르키예 제품을 보이콧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

물 부족은 튀르키예와 이라크 간의 긴장을 부채질하는 갈등 요소다. 이라크 정부는 튀르키예가 상류 댐에서 더 많은 물을 방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칼레드 샤말 이라크 수자원부 대변인은 "현재 이라크는 받아야 할 물의 35%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며 "티그리스강이든 유프라테스강이든 우리는 물의 65%를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바그다드 주재 튀르키예 대사는 이라크의 물부족 원인이 이라크 주민들의 물 낭비라고 주장하며 관개 시스템을 현대화하라고 촉구해 주민들의 분노를 샀다.

잦은 정전도 큰 문제다. 이라크는 석유가 풍부한 나라지만 수십년에 걸친 분쟁으로 인해 에너지 수요의 3분의 1을 이란에 의존한다. 여기에 심각한 물 부족 현상과 전기 인프라 부족은 인구 4300만명을 열악한 생활환경에 몰아넣고 있다.

이라크인들은 하루에 10시간까지 정전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여름 기온이 상승하면 공공부문의 전기 공급도 제한된다.

강민경 기자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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