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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12-18 12: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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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프·독 “휴전” 한목소리…미 국방, 이스라엘 또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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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2023.12.18. 오전 11:17  수정2023.12.18. 오전 11:35

 

미 국방장관, 전쟁 이후 두번째 이스라엘행
작전축소 종용할 듯…네타냐후, 강경 안 굽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7일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텔아비브/AP 연합뉴스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가 2만명에 근접해가는 가운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막대한 민간인 희생을 일으키는 현재 군사 작전의 방향을 바꾸라고 설득에 나선다. 영국·프랑스·독일이 일제히 휴전을 요구하는 가운데 미국도 작전 축소를 종용할 것으로 보이나 이스라엘은 수용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17일 이스라엘·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 등을 방문하는 중동 순방길에 올랐다. 미국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만난다고 밝혔다.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두 번째인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문에는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도 동행한다.

한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오스틴 장관이 하마스 제거를 위한 이스라엘군의 작전에 대한 지지를 밝히면서도 민간인들의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군 특수부대가 인구 밀집 지역에서 정보에 기반해 정교한 작전을 벌이고 인질을 구출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오스틴 장관은 중동을 관할하는 중부사령관 출신이라 작전에 대한 효과적 조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에는 설리번 보좌관이 네타냐후 총리 등을 만나 작전 상황을 논의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시한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당국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이 지금처럼 무차별적 공습 등으로 대규모로 민간인을 살상하는 작전을 끝내고 3주 안에 정밀 타격전으로 전환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유럽 주요 동맹국들인 영국·프랑스·독일 정부가 일제히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스라엘군의 군사 작전을 지지하며 휴전 요구에 거리를 두는 미국이 ‘외교적 고립’에 빠지는 모습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교장관과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은 17일 영국 선데이타임스 공동 기고에서 이번 전쟁을 통해 “너무 많은 민간인이 죽었다”며 “지속 가능한 휴전”을 촉구했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도 이날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교장관을 만나 “즉각적인 휴전”을 강조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그동안 영국은 미국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독일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 책임 때문에 이스라엘에 공개적·적극적으로 휴전을 요구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가자지구의 참상이 심각해지면서 영·독도 프랑스의 휴전 요구에 동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다른 국가들의 휴전 요구를 강하게 반박했다. 코헨 외교장관은 “하마스와 휴전을 하라는 요구는 테러에 상을 주자는 것으로,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테러 훈련을 진행하는 조직이 사라지도록 끝까지 가겠다”며 휴전 요구를 재차 거부했다. 그는 “우리가 하마스를 근절하고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의 통제로 비무장화되면 그곳에는 아이들에게 이스라엘을 절멸하라고 가르치는 자가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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