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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1-17 10: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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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력 부족·철로 노후화로 열차 전복…400명 이상 사망, 당국 여론 통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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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2024.01.17. 오전 9:52

 

지난달 26일 평양에서 출발해 함경남도 검덕(금골)으로 향하던 열차가 탈선해 수백 명이 사망했다. 사진=자유아시아방송(RFA)지난달 평양에서 출발해 함경남도 검덕(금골)으로 향하던 여객열차가 전력 부족, 노후화된 철로 문제 등으로 고개를 넘지 못하고 전복돼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 16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6일 평양-금골행 열차가 단천 일대에서 전복돼 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열차는 함경남도 단천역을 지나 해발 700m에 있는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전력 부족과 노후화된 철로 문제 등으로 고개를 넘지 못하고 뒤로 밀려 열차가 전복됐다. 

소식통은 사고 발생 당시 단천역 주변에 폭설이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급경사가 시작되는 동암역부터 열차 속도가 느려지더니 리파역으로 올라가는 철로에 이르러 기관차 견인기 전압이 약한 탓에 헛바퀴가 돌다가 열차 전체가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기관사가 제동을 걸어 수습하려 했으나 밀려 내려가는 열차에 가속도가 붙어 커브에서 중간 열차가 탈선, 후미 객차들이 산골짜기 아래로 굴러떨어졌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기관차와 바로 뒤에 연결됐던 두 개의 상급 열차는 탈선되지 않고 단천역까지 밀려 내려와 정차했다"며 "상급 열차에 탔던 간부들은 살고 나머지 7개의 열차에 탔던 주민들은 대부분 사망했다"고 전했다. 

중상자들은 단천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열악한 병원 사정으로 대부분 치료받지 못한 채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시체 처리 전담반'까지 조직했지만 여전히 사고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에 타 신원 확인이 어려운 시신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이어 "당국은 사고 사실이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단천 일대를 비상 구역으로 선포하고 주민 여론 통제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여객열차는 보통 60개 좌석이 있는 객차가 9-11개 연결되는데 앞쪽 1-2개 칸은 간부들에게 제공되는 상급 열차라고 한다. 

2017년 함경남도 단천에서 탈북한 김철민(가명) 탈북민은 "여행증명서가 없는 사람들이 뇌물을 주고 열차에 많이 타기 때문에 열차가 전복되면 좌석 숫자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유가인 기자(rkdls1201@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