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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4-03 11: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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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감염자 11배 폭증… 이 병 탓에 모기약 동난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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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4.03. 오전 9:41  수정2024.04.03. 오전 10:17

 

뎅기열 매개 모기인 이집트숲모기. /로이터 연합뉴스
미주 지역 뎅기열 확산세가 폭발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남미에서 환자가 속출 중인데 그중 아르헨티나는 감염자 수가 작년 대비 11배 이상 뛰었다.

2일(현지시각)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내 뎅기열 감염 사례가 폭증하자 전국적으로 모기약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모기(이집트숲모기·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모기약을 사재기하고 있는 것이다.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모기퇴치제 하나 가격이 4배 이상 뛰었다”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앞서 아르헨티나 복지부는 작년 7월 이후 뎅기열 감염자가 18만 명을 넘어섰고 이 중 12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작년 1~3월 뎅기열 감염자는 8300여 명이었으나, 올해 동기간에는 10만여 명으로 집계돼 그 수가 11배 이상 늘어났다고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전날 아르헨티나 유명 골프선수 에밀리오 푸마 도밍게스의 아내가 뎅기열에 걸려 33세 나이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한 약국에 "우리에겐 모기기피제가 없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AFP 연합뉴스
당국은 뎅기열 유행의 이유를 집중호우와 엘니뇨에 따른 고온 현상으로 이집트숲모기의 개체 수가 폭증한 탓이라고 보고 있다. 이웃 나라 브라질에서는 사상 처음 공중보건 시스템을 활용해 어린이·청소년 대상 백신 접종에 나섰지만,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는 백신 효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추진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와 유명인들은 정부가 나서 백신 접종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감염학자 로베르도 데박은 “정부가 백신에 1달러를 투자하면 3달러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며 “뎅기열 백신을 맞으면 병원 입원 확률 95%가 줄어든다”고 했다. ‘LN+방송’ 진행자 에두아르도 페인도 “우리나라에 보건부 장관이 있긴 하냐”며 “시민들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하라”고 비판했다.

뎅기열은 보통 3~14일간의 잠복기 이후 고열, 두통, 발진, 근육통, 식욕부진 등이 나타난다. 보통 일주일가량 지나면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회복하지만 드물게 합병증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뎅기열 같은 해외 감염병의 국내 토착화를 막기 위해 4월부터 전국 공항·항만에서 모기 감시 사업을 시작한다.

 

문지연 기자 jym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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