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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5-26 12: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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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합실 바닥에 대변 보고 쓰러지고…'지하철 취객' 천태만상
내용

 

입력2023.05.26. 오전 11:15   수정2023.05.26. 오전 11:16

 

1분기 서울교통공사 '취객 민원' 2469건…전년比 23.6%↑
1~4월 주취자 폭언·폭행 비율 65.5% 이르러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5일 오후 4시부터 종로3가역에서 홍보 행사를 열어 음주 후 지하철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고 직원 대상 폭력 방지를 호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올해 1분기 서울교통공사로 들어온 취객 관련 문자 민원이 약 250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회복과 지하철 이용객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모습이다.

2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 고객센터로 접수된 취객 관련 문자 민원은 지난 1~3월 총 2469건으로 전년(1997건) 같은 기간보다 23.6% 증가했다. 월별로는 1월 775건, 2월 789건, 3월 905건이었다.

많은 주취 사고가 에스컬레이터 또는 계단에서 발생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손잡이를 제대로 잡지 않고 이동하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 다치는 사고들이다.

지난 14일 오후 7시쯤 7호선 대림역 에스컬레이터에서는 50대 남성 취객이 뒤로 넘어지면서 뒤에 있던 여성 3명도 함께 넘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여성들은 직원과 119의 구호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남성은 병원 후송을 거부하다 파출소로 이동했다.

기상천외한 이상행동을 보인 사례도 많았다. 지난해 12월14일 오후 8시쯤 2호선 신촌역에서는 50대 남성 취객이 의자에 걸려 넘어졌다며 비상호출장치로 언성을 높이더니 고객안전실 앞 소화기를 들고 분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9일 오전 1시쯤 2호선 강변역에서는 중년 여성 취객이 고객안전실로 들어와 아무 이유 없이 움직이지 않았다. 직원이 퇴거를 요청하자 오히려 바닥에 주저앉고 우산을 바닥에 내려치며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난동을 피웠다.

이외에도 대합실 바닥에 대변을 눈 채 그대로 쓰러지는 등 주취자에 의한 다양한 기행이 있었다.

주취자에 의해 역 직원과 지하철 보안관들이 폭언·폭행 피해를 입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2020년부터 2023년 4월까지 직원이 주취자로부터 폭언·폭행당한 사건은 총 272건이었다.

전체 폭언·폭행 중 주취자가 원인인 비율은 2023년 4월 기준 65.5%(55건 중 36건)로 2020년 같은 기간 31.2%(173건 중 54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공사는 전날(25일) 오후 4시부터 종로3가역에서 홍보 행사를 열어 음주 후 지하철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고 직원 대상 폭력 방지를 호소했다. 행사에는 공사 직원 13명, 대한노인회 9명, 한국승강기안전공단 4명 등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인근 가게에서의 음주가 잦은 탑골공원 근처 1·5번 출구와 역사 내 1·3호선 환승통로에서 현수막과 안내 피켓 등을 활용, 음주 후 주의해야 할 점을 포함한 올바른 지하철 이용 예절을 이용객에게 알렸다.

음주 후에는 누구든 평상시보다 판단이 늦어지고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보다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구역질이 나거나 속이 안 좋은 경우 잠시 내려 역 화장실을 찾아 불편을 해결한 후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공사는 "지하철 주취 사고와 폭력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객들이 음주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이용 예절을 지키면서 직원과 고객이 서로 존중하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지하철은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시설로 만취한 승객 한 명의 부주의한 행동이 자칫 다수 이용객에게 큰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며 "음주 후에는 힘드시겠지만 가능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시고, 시민의 편리한 이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을 존중하여 대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다정 기자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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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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