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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2-04 11: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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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민 학살범' 전두환이 이곳에?"…파주시장도 유해 안장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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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12.04. 오전 10:49  수정2023.12.04. 오전 10:59

 

2021년 11월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 전두환 전 대통련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12·12 군사 반란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이 관객 수 400만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가운데, 군사 반란의 주동자였던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장될 것이란 소식에 경기 파주시 시장이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 1일 김경일 파주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 학살로 대한민국 민주화의 봄을 철저히 짓밟고, 국민을 학살한 전두환의 유해를 파주에 안장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또 정치인으로서 전두환 유해 파주 안장을 결사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2021년 11월23일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 그간 장지를 구하지 못한 유족들은 현재 연희동 자택에 유해를 임시 보관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생전 회고록에서 자신이 사망하면 화장한 뒤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긴 바 있다. 이에 현재 그의 유족은 유해를 휴전선과 가까운 파주 장산리에 안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김 시장은 "시민의 뜻을 받드는 시장으로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수많은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의 유해가 파주시에 오는 걸 용납할 수 없다"며 "현재까지 파주시에 토지 사용에 대한 어떠한 문의가 오거나 행정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동향을 살피고 모든 과정을 시민과 공유하며 엄정하게 조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언제나 그랬듯 저는 시민의 뜻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두환 유해의 파주 안장을 반대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겠다"고 덧붙였다.

영화 '서울의 봄'의 흥행 여파로 최근 파주시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진보당파주지역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파주노동희망센터, DMZ생태평화학교 등 11개 시민사회단체는 파주시청 앞에서 '전두환 파주 장산리 매장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파주 장산리는 임진강과 북녘땅 개성이 내려다보이는 최고의 조망을 보여주는 장소이자, 각종 평화통일 행사를 열어왔던 '남북화해의 상징적인 장소'로 파주시민들에게 남다른 곳"이라며 "그런 장산리에 '쿠데타' '광주학살' '군부독재' '민중 탄압' '남북대결'의 상징인 전두환이 묻힐 자리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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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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