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억원대 신디케이트론 승인 거부
"담보 혹은 신용보강 이뤄져야 가능"
무디스, 완커 신용등급 투기등급으로 강등

중국 상하이의 한 건설 현장에 부동산개발사 완커 로고가 표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 대형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사 완커에 대한 대규모 역외 신디케이트론 지원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완커 지분을 일부 갖고 있는 가운데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직접 지원 요구에 나선 가운데 벌어진 것으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완커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낮췄다. 

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공상은행과 건설은행이 완커에 대한 45억 홍콩달러(약 7544억원) 규모 신디케이트론에 대한 승인을 완료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두 은행은 완커 측에 신규 대출을 뒷받침할 정도로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거나 다른 형태로 신용보강이 이뤄져야 승인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통신은 “중국 정부가 은행들을 대상으로 완커를 지원하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대출이 부실화해도 문제 삼지 않거나 대출이 보호받으리라는 확신 없이는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날 중국 당국이 최근 대형 은행들에 완커 지원을 강화하고 민간 채권자들에는 부채 만기 연장에 대해 협상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홍콩경제일보에 “국무원이 완커와 관련한 지원조치를 조율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에 서둘러 방안으로 마련해 시행하라고 재촉했다”며 “대형 은행들이 완커에 대출 상환 조건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재무적 스트레스가 커졌다”고 밝혔다.

완커는 중국 부동산업체 중 유일하게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데, 완커가 무너지면 중국 시장 전반의 신용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무디스는 이날 완커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a1’으로 낮췄다. 아울러 추가 등급 하향검토 대상에도 올렸다. 무디스는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완커의 신용지표, 유동성 완충장치, 금융 유연성 등이 계약판매 감소와 자금 접근성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로 향후 12~18개월간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즈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완커는 지난해 1~8월 2천447억위안(약 43조7천억원) 판매액을 기록해 판매액 기준 중국 부동산 개발업계 2위를 기록했다. 당국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완커는 작년 중반 기준 자산 1조7000억 위안, 부채 1조3000억 위안을 보유하고 있다. 광둥성 선전시 국유자산 감독 기관 산하의 선전메트로가 완커 지분 33.4%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국유기업으로도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