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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1-05 11: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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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특목고 떨어진 동탄 중학생 91명…“40㎞ 밖 학교 가야 할 판”
내용

입력2024.01.05. 오전 7:03  수정2024.01.05. 오전 10:35

 

경기도교육청 학생 수요 예측 실패

동탄. 게티이미지뱅크
학부모 ㄱ씨는 지난해 자녀가 동탄의 한 특수목적고교(특목고)에 지원했다 탈락한 뒤, 올해 진학할 고등학교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ㄱ씨가 사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은 물론 인접한 용인·수원·오산의 일반고들까지 이미 대부분 정원이 차 배정이 어려운 상태기 때문이다. ㄱ씨는 “갈 수 있는 고등학교가 40㎞ 밖 안성에 있다”며 “온 가족이 이주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ㄱ씨 자녀처럼 특목고에 불합격한 동탄 지역 학생 91명이 통학권 내 진학할 수 있는 고교가 없어 발을 구르고 있다. 동탄이 속한 화성시는 전국에서 인구 증가율이 가장 가파른데다 2018~2022년 초·중학생 전입 인구가 서울 강남을 제치고 전국 1위를 차지한 곳인데, 교육당국이 학생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경기도교육청은 화성 동탄권의 고교 미배정 인원이 125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유학 등을 제외한 91명은 특목고인 동탄국제고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학생들로 추정된다. 동탄은 비평준화 지역으로, 후기고의 경우 특목고와 일반고 중 1곳만 지원할 수 있다.

문제는 예년엔 특목고에 떨어져도 같은 지역 일반고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동탄권 대부분의 일반고가 1차에 정원을 채우면서 추가 배정이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이다. 교육청이 밝힌 이날 기준 동탄권 일반고 추가모집 인원은 5명에 불과하다. 학부모 ㄴ씨는 “안성·평택은 자차로 통학해야 하는데, 매일 원거리 등하교를 감당할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되겠느냐. 아이가 여럿이면 나머지는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 맘카페에는 자녀의 고교 진학을 걱정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교육당국의 학생 수요 예측 실패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도교육청은 16학급 544명을 수용하는 동탄5고가 올해 개교하면서 예년 수준으로도 학생 수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전기고(특성화고 등)에 진학한 학생 수가 1년 전보다 100여명 줄고 타 지역에서 화성시 일반고로 진학하는 학생들은 증가하면서 예측이 빗나갔다. 동탄지역 학부모들은 임시학급 편성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일반고 입시가 마무리돼 형평성 측면에서 어긋나고, 물리적으로 교실을 만들 공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구 증가세에 견줘 동탄의 학교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화성 동부권(동탄권)의 고교 학령인구는 2024년 1만8331명에서 2029년 2만419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교육당국은 학교를 충분히 신설하지 않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국가 전체적으로 학령인구가 줄다 보니 정부에서도 학교 신설을 엄격히 검토해왔다”고 했다. 동탄권 고교의 한반 정원은 교육청 허용 최대치인 35명이다. 동부권에는 2027년까지 6개 고등학교가 지어질 예정이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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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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