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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4-04-01 12: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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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中 엉망진창"…중국인들, BMW 처분하는 뜻밖의 이유
글쓴이 뉴스팀 글잠금 0
제목 "中 엉망진창"…중국인들, BMW 처분하는 뜻밖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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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4.01. 오전 11:44  수정2024.04.01. 오전 11:59

 

美 이민 증가율 1위는 中…"정치 종교 자유와 일자리 위해"
중국서 에콰도르 거쳐 미 국경까지 4000㎞ 대장정 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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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인 숫자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자유가 보장된 미국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 미국 국경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불법 경로로 미국행을 택해 미·중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10배 이상 늘어난 중국 이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에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체포된 중국인 수는 3만7000여명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대부분 합법 이민이 아닌 불법 이민이나 망명을 신청한 난민들입니다. 이들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으로 건너오는 이유는 뭘까요. 

우선 정치·종교적 배경이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미국 국경에서 체포된 중국인들은 하나같이 자유를 외치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시기 중국의 전면적인 봉쇄에 실망한 이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어떤 이들은 성경을 보여주며 '종교적 박해'로부터 해방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장기 집권이 이어지면서 중국 내 통제가 너무 강해진 데 대한 반발입니다.

경제적 요인도 망명을 감행한 배경입니다. 중국 내 일자리가 없어 먹고 살기 힘들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합니다. 청년 실업률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중국 노동시장은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반면 미국엔 일자리가 넘쳐납니다. 중국인 우모씨는 CNN에 "미국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 중고 BMW를 팔고 지인들로부터 1만 위안(1450달러)를 빌렸다"고 말했습니다. 한 중국인 여성은 CBS에 "미국 방문비용 1만4000달러를 충당하기 위해 집을 팔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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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산을 털어 이들이 택한 경로는 에콰도르에서 시작하는 중남미 대장정입니다. 에콰도르는 중국과 무비자 협약을 체결한 국가입니다. 항공료만 있으면 비자 없이 일단 남미에 안착할 수 있는 곳이죠. 

하지만 고행 길은 에콰도르에 내리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에콰도르에서 콜롬비아, 파나마, 멕시코 등 6개국을 거쳐 미국 국경까지 이동할 거리는 3700㎞(2300마일)에 달합니다. 그 거리를 대부분 도보로 이동합니다. 버스와 배를 타기도 하지만 중남미 정글과 밀림에선 무작정 걸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죽고, 다치고, 사기와 소매치기를 당하기 일쑤입니다.

합법 이민 막히자 손쉬운 난민 경로 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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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중국인들이 무작정 미국 국경으로 오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비자 받는 게 너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빡빡해진 비자심사와 미·중 갈등에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중국인이 미국의 취업비자나 영주권을 획득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가 됐습니다. 

2021 회계연도에 중국인 중 미국 방문 비자를 거부당한 비율은 80%에 달했습니다. 2022년 이후에 조금 나아졌지만 팬데믹 이전에 비해 비자 승인 비율은 90%나 떨어졌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난민과 정치적 망명에 대해 관대해진 것도 중국인들이 불법에 가까운 육로 이민을 택한 배경이 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엔 불법 이민자들을 즉각 추방할 수 있는 '타이틀 42'가 발효돼 미 국경 검문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들어 '타이틀 42'를 사실상 사문화하고 이민자들을 일단 받아들였습니다. 

중국인들은 이 틈을 이용해 미국 망명 신청을 했습니다. 망명을 신청하면 일단 수용 시설을 이용하며 180일 동안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시라큐스 대학에 따르면 중국 망명 신청자들이 수용되는 비율은 67%에 달했습니다. 망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추방하려고 해도 그 때는 대부분 미국에서 불법 이민자로 남습니다.  

망명 수용과 난민 지위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인 수만 공식 통계로만 15만명을 넘었습니다.

이민 미·중 관계에 시한폭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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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
중국과 인도, 멕시코를 중심으로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미국 노동시장에서 이민자들은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외국 태생 노동자는 미국 노동시장의 19%를 차지했습니다. 5명 중 1명이 이민자 출신이란 얘기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2021년엔 그 비율이 17.3%였습니다. 

이민자들은 팬데믹 이후 일손이 부족한 미국 노동시장에서 소방수 역할을 했습니다. 소비를 촉진시키고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이민자 급증은 기득권을 위협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그는 "이민 증가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며 "그들의 시간당 임금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대선 유세를 통해 지난달 조지아대에서 발생한 여학생 살해사건의 용의자가 베네수엘라 출신의 불법 이주민으로 드러나면서 불법 이민의 단속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만약 중국계 이민자가 범죄에 연루되면 공화당을 중심으로 반 이민 여론이 들끓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큽니다. 미국은 1882년에 중국 이민을 거부한 '중국인 배제법'을 통과시킨 전례가 있습니다. 이 법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미국의 주적으로 등장하면서 1943년에야 폐지됐습니다. 

이민자가 급증하고 국경 심사 관문에 허점이 많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이민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서 유권자의 20%가 이민을 대선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았습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이 비율은 13%였습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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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