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4.03. 오전 5:02

브라질산 수출 3분의 1 중국행 
미국산은 멕시코 수요 뒷받침 
가뭄·기상 등 생산량 위협 전망 
낮은 값 활용 만일상황 대비를

2022년 5월 중국과 브라질 간 새로운 식물위생 협정이 체결된 이후 양국 간 옥수수 거래가 크게 늘면서 세계 옥수수 시장이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사진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옥수수를 수확하는 모습. 연합뉴스

브라질 옥수수가 세계 최대 수입국인 중국 시장을 장악함에 따라 미국 옥수수 수출 도착지가 다변화하고 있다.

2022년 5월 중국과 브라질 간 새로운 식물위생 협정이 체결돼 양국 간 옥수수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2023년 8월∼2024년 1월 브라질은 옥수수 4520만t을 중국으로 수출했다. 이는 브라질 옥수수 수출량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한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9∼12월 브라질 옥수수는 중국 옥수수 수입량의 85%를 차지했다.

브라질의 대중국 선적량 증가로 미국은 지난해 브라질이 공급했던 시장을 메꿀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됐다. 또한 미국의 옥수수 수출이 멕시코의 기록적인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

멕시코는 수년간 미국산 옥수수를 가장 많이 구매해온 나라다. ‘2023∼2024 양곡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멕시코의 옥수수 수입량은 사상 최대인 206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물에 대한 수요 급증은 멕시코 사료 수요를 계속 떠받치고 있다.

멕시코는 지속적인 가뭄과 겨울 옥수수에 사용할 수 있는 관개용수가 줄어듦에 따라 국내 옥수수 공급량이 감소하고 외국산 옥수수 수입을 늘려나가고 있다.

한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시장의 계약이행물량도 해마다 회복되고 있다. 2023∼2024 양곡연도 옥수수 가격이 하락하면서 미 북서부지역의 주요 수출 항구(PNW)로 운송할 때 드는 높은 비용을 상쇄했다. 이들 항구는 아르헨티나·브라질보다 더 빠른 선적시간을 제공해 품질 특성을 보존하고,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동아시아 시장의 운송 지연 가능성을 줄여준다.

3월초까지 모든 주요 수출국의 옥수수 수출 가격은 풍부한 글로벌 공급으로 인하됐다. 아르헨티나·브라질·미국의 가격은 이제 본질적으로 같아졌다.

아르헨티나 시세는 전년 대비 39% 내려 1t당 185달러(선적항 기준)로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햇옥수수 생산 전망은 밝다. 이에 수출 가능한 공급량도 대규모 늘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시세는 전년 대비 36% 내려 188달러다. 지난 시즌 수출은 종료됐고, 시장은 새로운 시즌의 ‘사프리나’ 품종 햇옥수수를 기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 오데사 항구를 통해 계속 수출함에 따라 우크라이나 옥수수 시세는 전년 대비 34% 내린 168달러로 파악됐다. 미국 시세 또한 국내 공급 확대로 전년 대비 34% 내린 188달러로 집계됐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오늘날 세계 옥수수 공급 시장이 원활하게 잘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옥수수 수입국 처지에선 최근 옥수수 가격 하락으로 가려진 일부 선물시장에서의 공급 측면 위험성을 간과해선 안된다.

브라질 햇옥수수 수확량 추정치는 여러번 감소했고 가뭄으로 주요 경작지에서 부정적인 토양 수분 이상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최근 나오고 있다. 브라질에서 우기가 끝나고 4월 중 비가 3인치(7.62㎝) 미만으로 내린다면 ‘사프리나’ 옥수수 수율은 평균 수율보다 낮아질 수 있다.

미국도 1에이커(4047㎡)당 181부셸(6378ℓ)의 기록적인 수율을 가정해 미국 햇옥수수 생산을 전년 대비 2% 감소한 3억8200만t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옥수수 감산까지 더해지면 2024년에는 세계 옥수수 감산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적인 위험은 기상이다. 적도 태평양 기온이 향후 6∼7개월 내에 붕괴되고, 6∼7월 라니냐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23년 발생한 다소 강한 엘니뇨가 단명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2024년 가을·겨울에는 매우 강한 라니냐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호주 밀 생산에는 좋은 예보지만 2024년 11월∼ 2025년 2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남부의 수율 잠재력에는 부정적인 예보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조건에서 아르헨티나 옥수수 수확은 가뭄으로 급감했다.

옥수수 선물시장은 혹시라도 날씨로 인한 공급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위험평가를 재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전년 대비 낮아진 가격은 옥수수 수입국에는 유리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낮아진 가격이 미래에 올 위험을 관리하는 데 하나의 옵션(선택지)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최선철 전 주한미국대사관 농업스페셜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