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소식 중국의 최신 뉴스를 전합니다.
중국소식2024-04-22 13:16:11
0 0 0
[IT/과학] "챗GPT 넘겠다"…'100억' 걸고 개발자 긁어모으는 中 바이두
글쓴이 편집인 글잠금 0
제목 "챗GPT 넘겠다"…'100억' 걸고 개발자 긁어모으는 中 바이두
내용

 

입력2024.04.21. 오후 7:16  수정2024.04.22. 오전 2:57

 

레드테크의 역습
(1) 초거대 AI 장악 나선 중국

中 실리콘밸리서 'AI 콘퍼런스'
리옌훙 회장 "우리만의 AI툴 갖춰"
생성AI 어니 적용한 로봇도 공개

삼성·애플도 바이두에 '러브콜'
본사 로비 "챗GPT 넘겠다" 전광판
사상 검열·미국 제재 등은 '걸림돌'

중국 바이두가 지난 16일 중국 선전에서 개최한 'AI 개발자 대회'에 개발자 7000여 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어니봇'을 적용한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S'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선전=신정은 기자

중국 바이두가 지난 16일 중국 선전에서 개최한 'AI 개발자 대회'에 개발자 7000여 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어니봇'을 적용한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S'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선전=신정은 기자
지난 11일 방문한 중국 최대 인공지능(AI) 기업 바이두의 베이징 본사. 자율주행 차량 정거장이 설치된 1층 정문을 지나 로비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연표’가 눈에 들어왔다. 바이두가 지난해 3월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AI 서비스인 ‘어니봇’을 미국 오픈AI의 ‘챗GPT’ 등과 비교한 전광판이다.
 

리옌훙 회장

리옌훙 회장더 안쪽엔 바이두가 중국 최초로 2018년 독자 개발한 AI 반도체 칩이 전시돼 있다. 바이두는 2021년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에 맞서 AI 칩 사업부를 분사한 뒤 대규모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 정보기술(IT) 창업자 최초로 타임의 표지(2018년)를 장식하며 ‘혁신가’라는 찬사를 받은 리옌훙 바이두 창업자 겸 회장이 ‘실리콘밸리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결국 AI 패권은 바이두에 올 것’이란 의지를 사옥 곳곳에 내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갤럭시폰에도 바이두 AI 적용

바이두는 이달 16일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에서 ‘바이두 AI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었다. 2017년 첫 행사 이후 5회째다. 행사장에서 만난 리 회장의 최대 관심사는 ‘어니(Ernie)’였다. 어니는 바이두가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이다. 리 회장은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은 지 4개월 만인 2023년 3월 어니가 적용된 어니봇을 공개했다.

연단에 오른 리 회장은 한 시간 넘게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여러 차례 “어니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어니봇이 아직 챗GPT에 한두 달 정도 뒤처져 있지만, 곧 역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임직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어니봇의 힘은 중국의 14억 인구에서 나온다. ‘중국의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텐센트의 위챗처럼 어니봇도 머지않은 시기에 모든 중국인이 쓰게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미 출시 1년1개월 만에 2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했다. 그러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중국 출시 제품에 어니봇을 내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자 콘퍼런스 현장에 삼성전자 부스가 마련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은 이날 어니봇이 적용된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애플도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 아이패드에 어니봇을 탑재하는 방안을 바이두와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칭화대는 온통 AI 얘기뿐”

바이두가 요즘 가장 힘을 주는 부분은 인재 확보다. 실리콘밸리와의 격차를 빨리 좁히기 위해서다. 이날 리 회장이 공개한 ‘어니컵 창업 경진대회’의 상금 규모가 모든 걸 말해준다. 리 회장은 “수상자에겐 최대 5000만위안(약 96억원)에 달하는 현금과 지원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리 회장은 “이 자리에 서 있는 나도 여러분과 같은 개발자이자 창업자”라며 “(엔비디아의 AI 개발자용 툴인 ‘쿠다’가 아니라) 바이두의 AI 툴을 이용하면 누구나 개발자가 될 수 있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AI 개발자 대회에는 홍콩과학기술대 광저우 캠퍼스 학생들이 대거 참석했다. 중국 정부가 AI 인재 육성을 위해 2년 전 세운 학교다. AI과 석사과정을 다니는 리뤄충 씨는 “학생 2000명 중 300~400명은 AI 전공 석·박사”라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AI 툴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의 쿠다를 썼지만 요즘엔 바이두 등 국내 툴도 활용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칭화대의 반도체학과 교수는 “칭화대에선 어딜 가나 AI 얘기뿐”이라고 전했다.

혁신 지속 가능할까 의문도

하지만 중국이 AI 패권을 쥐는 데는 몇몇 걸림돌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고립’ 전략 탓에 세상과 단절된 상태에서 중국 자체적으로 차세대 AI 모델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석원 차세대융합기술원장은 “미국과의 인재 교류가 끊기면서 중국은 혁신 기술 개발에서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이 LLM 등 이미 세상에 나온 모델을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확대할 수는 있겠지만, 인간의 뇌를 뛰어넘은 ‘슈퍼 AGI’(범용인공지능) 등을 개발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의 정치·사상 검열은 AI 창작의 자유 측면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 기자가 어니봇에 톈안먼 사태 등 민감한 질문을 하자 답변을 거부하고 창을 닫았다.

베이징·선전=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원문
출처
편집인2024-04-30
편집인202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