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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4-04-23 12: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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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중국서도 입증된 '파묘' 인기…한한령 해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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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국서도 입증된 '파묘' 인기…한한령 해제 가능할까?
내용

 

입력2024.04.23. 오전 7:01  수정2024.04.23. 오전 7:02

 

파묘, 최신 영화 중 이례적으로 영화제 초청…순식간에 매진
경쟁력 갖춘 한국 콘텐츠 중국 재진출 기대감…정부 차원 노력 필요

지난 20일 오후 8시 중국 하이뎬구에 위치한 한 영화관에서 중국인 관람객들이 영화 파묘를 보기 위해 긴 줄을 서있다.  ⓒ정은지 특파원

지난 20일 오후 8시 중국 하이뎬구에 위치한 한 영화관에서 중국인 관람객들이 영화 파묘를 보기 위해 긴 줄을 서있다.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지난 20일 저녁 8시. 베이징 하이뎬구에 위치한 한 영화관에는 오후 8시 30분부터 상영하는 영화 '파묘'의 보기 위한 중국 관람객들이 모여들었다.

중국이 한국 콘텐츠를 규제하는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내에서 한국 영화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된 상황에서 파묘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엿보였다.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 파묘가 중국 관객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8일 개막한 '베이징 국제영화제' 카니발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그간 베이징 국제영화제에 한국 작품은 꾸준히 초청된 바 있으나 현재 한국에서도 상영 중인 최신작 개봉은 이례적이다.

영화제 기간 단 5회차만 상영하는 파묘에 대한 중국 관람객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베이징 국제영화제 공식 예매 사이트인 마오옌은 지난 15일 정오에 파묘를 비롯한 출품작 220여편에 대한 티켓 판매를 오픈했는데, 파묘의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이후 SNS에는 티켓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웃돈을 주고라도 표를 사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파묘 상영에 앞서 영화관에서 만난 한 중국인 관객은 "이번 영화제 기간 관람하는 영화는 파묘가 유일하다"며 "티켓을 예매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영화 파묘 상영을 앞두고 관객이 좌석에 앉아있다. ⓒ 정은지 특파원

지난 20일 영화 파묘 상영을 앞두고 관객이 좌석에 앉아있다. ⓒ 정은지 특파원

영화 파묘가 상영된 관람관은 약 6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다. 힘들게 티켓을 구한 관람객들은 약 130분간 숨죽이며 영어 자막이 입혀진 파묘를 관람했다. 일부 관람객은 무서운 장면이 나오자, 눈을 가리기도 했고, 유머러스한 장면이 나오면 같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영화가 끝나자, 관람객들은 박수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영화가 종료된 후 영화관에서 만난 한 중국인 관람객은 "파묘가 한국 영화인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겨우 예매에 성공해 보러올 수 있었다"며 "영화가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도 "영화에 나오는 배우 2명(김고은, 이도현)이 보고 싶어 영화를 보러 오게 됐는데 재밌게 봤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에서 한국 영화를 비롯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거운 상황이다. 그러나 '한한령'으로 인해 지난 2017년 이후 중국에서 정식 개봉한 한국 영화는 '오!문희' 한편에 그친다.

그간 중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국내 콘텐츠 업계는 간접적인 협업을 통해 중국 시장의 틈을 엿봤다.

한국 웹툰 원작의 '문유'를 영화화한 작품이 중국에서 흥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에는 영화 '계춘할망'의 IP를 활용한 영화 '찬란적타(燦爛的她)'가 개봉해 약 한 달 만에 박스오피스 1억위안(190억원)을 돌파했다.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가 중국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중국이 한국에 영화 시장을 다시 개방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중국 영화 산업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는 만큼 우리로서는 한한령 해제가 절실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콘텐츠의 경우 중국 정부의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IP를 구매해 중국에서 제작하는 경우 심의 기준이 다르다"며 "이 때문에 예전에는 판권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면 최근은 IP 협업을 통해 중국 진출을 모색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한 IP를 들여와 제작한다면 중국 콘텐츠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기 때문이다.
 

영화 '파묘'가 주말 하루에만 55만명이 관람하며 파죽지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파묘’ 홍보물이 걸려 있다.  2024.3.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영화 '파묘'가 주말 하루에만 55만명이 관람하며 파죽지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파묘’ 홍보물이 걸려 있다. 2024.3.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그러나 중국 당국의 지침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마냥 중국 정부의 입을 지켜볼 수는 없는 실정이다. 드라마만 하더라도 중국 당국에 심의를 신청했으나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피드백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가능한 IP 협업을 통한 제작 방식이 나중에도 가능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 때문에 한한령 해제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대외 개방을 얘기하고 있어 기대감이 있긴 하지만 그게 콘텐츠까지 적용될지는 모른다"며 "고위급에서 잘 풀리면 규제가 해제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정은지 특파원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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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4-30
편집인202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