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소식 중국의 최신 뉴스를 전합니다.
중국소식2024-05-10 09:27:32
0 3 0
[경제] 베이징 리포트, "중국은 온라인 정글…시장은 언제나 열려있죠"
글쓴이 편집인 글잠금 0
제목 베이징 리포트, "중국은 온라인 정글…시장은 언제나 열려있죠"
내용

 

입력2024.05.10. 오전 8:00  수정2024.05.10. 오전 8:16

 

황규중 원투씨엠차이나 대표 인터뷰
스마트 스탬프 O2O 기술로 중화권 시장 공략
"중국이 애국소비?…가성비 따른 선택으로 보여"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 황규중 원투씨엠차이나 대표는 지난 8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사진은 자사 스마트 스탬프에 대해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 황규중 원투씨엠차이나 대표는 지난 8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사진은 자사 스마트 스탬프에 대해 설명하는 황 대표. 2024.5.10 pjk76@newsis.com[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중국? 한국과는 사업환경이 많이 다르죠. 이미 온라인으로 다 넘어갔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성공할 수가 없어요. 여긴 정글이에요, 정글.“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 황규중 원투씨엠차이나 대표는 지난 8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시장을 한국에서 사업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했다가는 성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중국에서 20여년간 IT분야 한 우물을 파온 기업인이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와 1세대 이커머스 업체에서 근무한 뒤 2001년에 중국으로 건너와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앞선 동영상 압축기술이나 이모티콘 전송 기술 등을 통해 중국에서 차이나모바일이나 화웨이 등과도 협력해본 경험이 있고 성공과 실패도 겪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국에서 사업을 펼치면서 현재는 핀테크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구현하는 플랫폼 기업인 원투씨엠에서 중화권 전체를 관할하는 중국 자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

원투씨엠은 스마트 스탬프를 개발한 기업이다. 스탬프를 스마트폰 화면에 찍으면 자동으로 해당 앱이나 기업 홈페이지 등과 연동돼 자동으로 구매나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스마트 스탬프를 통해 포스기처럼 별도의 단말기가 없어도 결제나 인증 등을 진행할 수 있어 해외 시장에서도 수요를 노리고 있다. 스마트 스탬프는 해당 기술의 일부이고 사실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업에 가깝다.

이미 대만에서는 네이버 라인과 협력해 단순 스탬프 활용을 넘어 O2O 플랫폼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단계에 이르러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가 2만개, 브랜드는 1500개 정도에 이른다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시장이 발달한 중국에서는 서비스 수요 확대를 통해 시장 안착을 노리고 있으며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원투씨엠 역시 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흔히들 하듯 대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했지만 회사의 본질적인 성장에는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
 

[베이징=뉴시스]원투씨엠의 스마트 스탬프 플랫폼.(사진=원투씨엠차이나 제공) 2024.5.10 photo@newsis.com

[베이징=뉴시스]원투씨엠의 스마트 스탬프 플랫폼.(사진=원투씨엠차이나 제공) 2024.5.10 photo@newsis.com알리바바, 틱톡 같은 공룡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협업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던 중국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그곳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실제 수익을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거기서 얻은 교훈은 중국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대기업에 기대기보다 직접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황 대표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가 결국 구글에서처럼 우리 시스템을 고객들에게 직접 세팅해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여기는 (수요자가 큰)'규모의 경제'가 된다는 점을 감안한 거였고 그게 어느 정도 먹혀 코로나 3년을 버텨냈다"고 돌이켰다.

그는 "소비자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중국 기업에만 의지해서 돈을 버는 기업은 아직 못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쪽 인터넷 업계에서는 누구누구와 계약했다고 하는 게 성공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라며 "'시장을 열어줄 테니 들어와서 사업해서 가져가', 이런 개념이다보니 결국 내 물건이 (최종 소비자에게)팔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접근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보통 (한국 기업인들이)여기에 오면 대부분 영업하러 사람을 찾아다니지만, 들이는 비용은 어마어마한데 성과는 없는 경우가 많다"며 "돌이켜보면 중국시장은 철저히 온라인으로 바뀐 시장"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한국은 대부분 대기업이 B2B(기업 간 거래)로 이끌어가는 시장이지만 이곳은 소비자나 온라인이 이끌어가는 곳"이라며 "여기선 거지도 큐알코드로 적선을 받는다는 말도 있고, 할머니·할아버지들도 위챗(중국 모바일 메신저)으로 결제하잖느냐"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테무·알리 등은 1∼2위안(190∼380원)짜리까지 '배송비 무료'로 판다"며 "여기야말로 진정한 자본주의이자 정글"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 황규중 원투씨엠차이나 대표는 지난 8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사진은 자사 스마트 스탬프에 대해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 황규중 원투씨엠차이나 대표는 지난 8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사진은 자사 스마트 스탬프에 대해 설명하는 황 대표. 2024.5.10 pjk76@newsis.com중국 내에서 외국 제품 판매가 줄어드는 원인을 애국소비, 이른바 '궈차오(國潮)'로 치부하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중국 제품의 가성비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자국 제품을 선택하는 것인 만큼 그 속에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황 대표는 "한국 제품에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라기보다 외국 제품에서 얻을 수 있는 베네핏(효용)이 떨어진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면서 "애국소비 때문이라면 (중국인들이)지금도 이렇게 애플폰이나 테슬라를 많이 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화웨이나 중국 전기차 등 자국산 제품으로 일부 넘어가는 것은 가성비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코트라 등 정부나 공기업·기관 등의 현지 지사화 사업 등을 활용하고 온라인을 통해 현지에 대한 태핑(사전 조사)을 해보고 들어가는 게 좋을 것"이라며 "스스로 온라인 전문가가 되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온라인을 통한 현지 시장 접근이 가능하니 미리 한국에서 시장 예측을 해보는 것이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황 대표는 이같이 덧붙였다. "중국 사람들은 통디엔(痛点·아픈 곳)이란 말을 많이 합니다. 중국시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접근할 때 시장의 통디엔이 뭔지를 제대로 알고 내 제품을 현지화해서 진행해야 합니다. 그저 진출을 위한 진출은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디테일이 경쟁력이 있는 만큼 중국시장에서 현지화와 사전 마케팅을 통해 진입전략을 잘 세워 준비한다면 중국업체와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고 꼭 그렇게 만들어야겠죠."
 

박정규 특파원(pjk76@newsis.com)

기자 프로필

원문
출처
스크랩 0
편집인2024-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