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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4-08 1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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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TV쇼 희생양 될 수도”…금쪽이 본 교사, 소년원 간 제자 떠올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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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4.08. 오전 8:59

 

'요즘 육아 금쪽 같은 내새끼' 포스터./채널A
육아 솔루션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새끼’가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은 가운데, 이번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동이 TV쇼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현직 교사의 우려가 나왔다.

8일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초등학교 교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는 ‘금쪽이 프로그램을 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작성자 A씨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시절에 TV에 출연했던 아이가 고학년이 됐을 때 담임을 맡은 적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SBS에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방영된 해당 프로그램은 현재 방영중인 채널A ‘요즘육아-금쪽 같은 내새끼’와 마찬가지로 소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출연해 아동 출연자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방송이다.

A씨는 “학기 초, 아이는 스스로 자신을 문제아라고 소개했다”며 “어릴 때 TV 프로그램에 나갔을 정도로 문제아이며, 부모도 포기했다고 말하더라. 자기는이제 전국민이 아는 문제아인데 선생님은 몰랐냐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아이랑 친밀감이 형성된 후 ‘TV 출연 후 변화가 없었냐’고 물었더니 처음에만 잠깐 괜찮다가 더 심해졌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함께 지내며 아이 마음의 많은 상처가 보여 내내 마음이 아팠다”며 “아픈 것과 힘든 것은 별개라,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몇년 후 A씨는 길에서 우연히 해당 아이를 마주쳤다고 한다. A씨는 “잘지내고 있냐는 인사에 대뜸 ‘선생님, 저 소년원 갔다 왔어요’라고 첫마디를 건네더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A씨는 “TV 프로그램을 볼때마다 그 아이가 계속 떠오른다”고 했다. 이어 “솔루션이 아무리 좋아도 지속적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는 생각이 프로그램을 마주할 때마다 든다”며 “오히려 TV쇼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에 출연한) 수 많은 아이들은 지금 계속 도움을 받고 있을지 궁금해진다”고 덧붙였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 출연 이후는 부모의 몫”이라며 방송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냈지만, 또 다른 네티즌들은 “방송이 아이들에게 일종의 낙인이 된다”는 식의 의견을 냈다.

특히 방송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이들은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방송사들 반성해야 한다” “아이 얼굴 모자이크라도 하고 방송에 내보내야 했다” “방송 나오는 순간 편견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애들 학교 어떻게 다니나 걱정되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금쪽 같은 내새끼’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작년 10월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변화와 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연 간담회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이 ‘나에게 육아는 무리’ ‘아이를 키우는 것은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든다’ ‘사회는 안전하지 않다’ 등의 인식을 심어 저출산 극복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자아 기자 kimself@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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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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