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CDATA[코리아타운 상하이 > 한국소식]]> 한국소식]]> 한국소식 http://www.koreatown.com.cn 제공, All rights reserved.]]> Tue, 21 May 2024 02:31:24 Tue, 21 May 2024 02:31:24 <![CDATA[액화 '직진'이냐 암모니아 '우회로'냐, 갈림길에 선 수소경제]]>  

입력2024.05.20. 오전 10:30 수정2024.05.20. 오전 10:32

 

수소 저장·운반 어떻게 해야 하나

 



지난 8일 인천 서구에서 SK E&S의 자회사 IGE가 액화수소 플랜트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시설은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연간 3만t의 액화수소를 만들 수 있다. SK인천석유화학 공장에서 생산한 기체 형태의 부생수소를 이용해 수소를 액화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효성그룹 산하 효성하이드로젠이 울산에 액화수소플랜트(연간 5200t)를 가동할 계획이다. 앞서 올해 1월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창원에 1700t 규모의 액화수소플랜트를 준공했다. 3사를 합하면 국내에서 연간 3만6900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생산된 액화수소는 주로 수소차, 수소버스 등 운송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다른 한편으로 정부는 올해 6월 세계 최초로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CHPS)을 시작한다. 청정수소로 인정받은 수소나 암모니아를 석탄이나 액화천연가스(LNG)와 섞어 쓰는 혼소 발전에 참여할 기업들을 모집하는 것이다. 청정수소발전 입찰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생산한 청정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변환해 수입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청정수소를 암모니아로 전환한 것을 ‘청정 암모니아’로 인정해준다. 암모니아가 수소 사회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소 운반, 스티로폼을 옮기는 것과 같다"

‘수소를 어떻게 저장하고 운반할 것인가’는 ‘수소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와 함께 수소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다. 저장과 운송 기술은 수소 생태계의 핵심 연결 고리다. 수소를 경제적으로, 또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이슈다.

현재까지 현실적인 방안으로 떠오른 것이 수소를 액화하거나 암모니아로의 전환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액상유기수소운반체(LOHC)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

수소 저장과 운반이 문제가 되는 것은 수소가 가진 특성 때문이다. 수소는 미래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생산이 어려울뿐더러 저장·운송도 쉽지 않다. 수소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물질이다. 단위 부피당 에너지밀도는 0.5~2.5㎾h/ℓ로 메탄올(약 4.5㎾h/ℓ), 가솔린·디젤(9~10㎾h/ℓ) 등 다른 연료에 비해 매우 낮다. 수소를 기체 형태로 그대로 운반하는 것은 ‘스티로폼을 트럭에 싣고 옮기는 것과 같다’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수소를 이동하는 수단을 수소 운반체라고 부른다. 수소 운반체로는 변환 방식에 따라 물리적 운반체(압축수소·액화수소)와 화학적 운반체(암모니아·LOHC)로 분류한다. 지금까지는 수소를 200~700 기압(bar)으로 압축하는 압축 방식이 많이 쓰였다.

액화수소, 좋은 건 아는 데 기반이 아쉽다

차세대 수소 저장 방식으로 각광받는 것이 액화수소다. 수소를 끓는점인 영하 253도까지 냉각시키면 액체 상태로 변하는데 이를 액화수소라고 부른다.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 대비 부피가 800분의 1로 줄어든다. 즉 동일한 저장 공간에 수소를 800배 더 많이 저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운송량이 많아져 운송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 수송에서는 고압 수소 트레일러 1회당 수송량이 약 3000㎥인 반면 액화수소에서는 최대 12배인 3만6000㎥를 한꺼번에 운반할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운반체와 비교할 때 액화수소는 운송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액화수소 충전소는 기체 수소 충전소에 비해 작은 면적을 차지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이다. 고압으로 압축해야 하는 기체 수소와 달리 액체수소는 극초저온으로 냉각한 뒤 대기압과 유사한 수준에서 저장, 운송이 이뤄지기 때문에 폭발 위험이 줄어든다.

다만 극초저온으로 수소를 액화하는 기술 장벽이 높아 국내 기업들도 여전히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액화수소플랜트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의 에어리퀴드, 독일의 린데, 미국의 에어프로덕츠 3사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SK E&S와 두산은 에어리퀴드와, 효성은 린데와 함께 액화소소플랜트를 건설했거나 건설 중이다.

해외에서 생산한 수소를 액화해 국내로 들어오기는 아직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액화수소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액화수소운반선, 액화수소 인수기지, 대용량 저장 탱크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는 액화수소운반선 개발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2030년까지 상용 가능한 대형액화수소운반선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암모니아는 인류를 두 번 구할 수 있나

아직 액화수소 생산 및 운송 생태계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에서 생산한 수소를 국내로 수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암모니아(NH3)다. 암모니아는 ‘하버-보슈 공정’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질소(N) 원자 1개와 수소(H) 원자 3개를 결합해 만들 수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맬서스가 1789년 그의 저서 '인구론'에서 인구의 증가 속도를 식량의 증가 속도가 따라잡지 못해 결국 인류가 기근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독일 화학자 프리츠 하버가 공기중의 질소를 이용해 인공적으로 암모니아를 합성, 질소 비료를 만드는 방법(공중질소합성법)을 찾아내면서 식량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때부터 암모니아가 인류를 구한 대표적인 물질로 통했다.

암모니아는 상온과 유사한 영하 33도에서 액화할 수 있고 이동이 쉬워 국제적으로 현재도 상당히 많은 물량이 교역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암모니아 수출입 항구와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2020년 현재 전 세계 38개의 수출 터미널, 88개의 수입 터미널이 있으며 이 중 6곳은 수입과 수출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인천(1만5000t), 여수(5만t), 울산(9만3000t)의 저장 시설을 가진 수입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도 초대형암모니아운반선을 제조하고 있다.

암모니아가 수소 운반체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 같은 기존 인프라를 잘 활용한다면 수소를 경제적으로 저장, 운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모니아의 부피 대비 수소 저장용량은 약 120㎏H2/㎥로, 액화수소(70㎏H2/㎥)와 비교해 약 2배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암모니아를 다시 수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크래킹(cracking·분해)’ 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암모니아를 크래킹하기 위해서는 약 400도 이상의 온도에서 촉매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때 에너지와 비용이 많이 소모된다. 크래킹을 통해 고순도의 수소를 추출하기도 쉽지 않다. 국내에는 아직 상용화 수준의 크래킹 설비도 없다. 현재 롯데정밀화학과 원익머티리얼즈가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암모니아를 수소로 전환해서 쓰는 대신 우선 석탄이나 액화천연가스(LNG)와 섞어 발전하는 ‘혼소 발전’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혼소발전도 결국은 암모니아나 수소로만 연료로 사용하는 전소 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 암모니아가 수소 사회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물처럼 보이는데 수소라고?…LOHC

최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 LOHC 기술이다. 이는 수소를 액체 상태의 유기화합물과 결합해 수소를 저장, 운반하는 방식이다. 수소를 품고 있는 LOHC는 겉으로 보면 투명한 물처럼 보인다. 부피당 수소 저장 용량은 약 45㎏H2/㎥이다. LOHC를 이용하면 상온·상압에서 적은 용량의 액체에 대량의 수소를 운반할 수 있다.

LOHC는 수요처에서는 이를 다시 수소와 유기화합물을 분리해 사용한다. 유기화합물은 이 같은 방식으로 200~300회 반복해서 재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물질이 톨루엔이다. LOHC에서 수소를 분리할 때는 약 300도의 열에너지가 필요하다. LOHC 기술은 현재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실증단계이며 국내에서도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나 대학에서도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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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2:05:53
<![CDATA["생성형 AI로 중동 분쟁 예측"…삼성SDS, 물류 리스크 대응]]>  

입력2024.05.20. 오전 11:21 수정2024.05.20. 오전 11:30

 

삼성SDS는 오늘(20일) 잠실캠퍼스에서 '첼로스퀘어(Cello Square)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AI를 활용한 디지털 물류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러시아-우르카링나 전쟁, 홍휴 물류사태 등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해진 상황에서 삼성SDS는 물류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고, 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과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삼성SDS는 머신러닝과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감지하고 신속하게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삼성SDS는 매일 수집한 6만 건 이상의 글로벌 뉴스에서 머신러닝을 활용해 물류 리스크를 자동 추출합니다. 추출된 리스크를 생성형 AI를 활용해 위험도를 3단계로 구분하여 산정합니다. 

이를 통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물동이 자동으로 산출되면, 삼성SDS 물류 전문가들이 데이터 분석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대응 방안을 수립합니다. 방안 수립에 걸리던 시간도 기존 하루에서 2시간으로 단축되어 리스크 대응 속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실제로 삼성SDS는 지난 4월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상황을 즉시 감지하고, 이스라엘 도착 예정 항공 물동에 영향이 있음을 고객에게 알렸습니다. 이후 확전에 대비해 오만, UAE 등 인근 항구까지 해상으로 운송한 후 주변국을 활용하는 대체 운송 방안을 제시하여 예정된 시간에 운송을 완료한 바 있습니다.

동시에 삼성SDS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고객 서비스와 물류운영 업무의 하이퍼오토메이션을 구현합니다. 

삼성SDS의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에 생성형 AI와의 대화만으로 견적 조회, 필요한 컨테이너 개수 산정 등의 서비스를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삼성SDS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자동화되기 어려웠던 물류운영 업무의 단순·반복업무까지 자동화했습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대화만으로 한 번에 고객별 물동량과 물류비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게 구현 중입니다. 

첼로스퀘어를 통해 화물 이동 상황, 선박 지연, 항구 혼잡도, 컨테이너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또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선박의 예상 이동시간 및 항만 체류시간 등을 계산하여 더욱 정교한 도착예정시간 예측(Predictive ETA)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항구 정박료 발생이나 선박 억류와 같은 이상 상황, 해상 및 항공 운임 등도 예측하여 미래 비용 가시성까지 높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첼로스퀘어를 통해 항공, 해상, 육상, 철도 등 운송 수단별 탄소배출량과 탄소집약도까지 보여줘 ESG 경영을 지원하고 있으며,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부사장)은 "코로나19 이후로 계속된 글로벌 리스크로 인해 고객들의 물류 디지털 전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삼성SDS는 디지털 기술과 AI를 활용해 글로벌 공급망의 큰 변화에도 중단없이 지속 가능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삼성SDS는 같은날 '첼로스퀘어 콘퍼런스 2024(Cello Square Conference)'를 개최하고 화주와 이커머스 셀러, 파트너사 등 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글로벌 정세의 변화와 시장 트렌드, 공급망 리스크 해결을 위한 디지털 전환 해법 등을 공유했습니다.

 

당신의 제보가 뉴스로 만들어집니다.SBS Biz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홈페이지 = https://url.kr/9pghjn

 

이민후 기자(wh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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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2:03:39
<![CDATA[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2035년 6배 커진다]]>  

입력2024.05.20. 오전 10:57

 

 

SNE리서치 "연 평균 16.3% 성장"…전기차·전동 모빌리티 등 수요 확대 여파오는 2035년 소형 리튬이온배터리(LIB) 수요가 1.3TWh로 확대될 전망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수요처는 친환경자동차(xEV)로, 약 1TWh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20일 이차전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2024년 글로벌 LIB 애플리케이션별 중장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 소형 리튬이온이차전지(LIB)의 총 수요는 1천326.5GWh로 집계됐다.

상세 애플리케이션 별로 시장 규모를 비교하면 xEV향 LIB의 수요가 82.5%의 비중을 차지했다. xEV에는 원통형 셀을 적용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로 테슬라의 제품들이 있고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xEV향 소형 LIB를 납품 중이다.

 

2023~2035년 스몰 LIB 시장 전망(출처=SNE리서치)
xEV 다음으로 많은 LIB 수요를 기록한 애플리케이션으로는 전동 모빌리티가 꼽혔다. 전기자전거와 2~3륜차를 포함한 전동 모빌리티 분야 LIB 수요는 2035년 약 80GWh에 달해 6%의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2035년 39GWh의 소형 LIB 수요를 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중은 2.9%로 3위를 차지했다. ESS 역시 xEV와 같이 원통형 전지를 탑재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향후 소형 파우치 셀을 탑재한 모델도 등장할 예정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기존 IT 기기향 LIB 시장은 성장이 상대적으로 더딜 전망” 이라며 “2~3륜 시장 및 웨어러블 시장의 고성장과 이외에도 드론 등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을 통한 새로운 소형 LIB 시장 성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ky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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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2:01:49
<![CDATA["더 얇고 비싸진다"...위기의 애플, 내년 '아이폰 슬림' 출시]]>  

입력2024.05.20. 오전 8:00 수정2024.05.20. 오전 8:00

 

 

아이폰./ 사진=GSM아레나
애플이 내년 아이폰 신제품에 새로운 라인업인 '슬림'(가칭)을 추가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디인포메이션, GSM아레나 등 IT전문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내년 9월 더 얇은 아이폰을 추가로 선보인다. 아이폰17과 동시에 공개할 예정이며, 가격은 최상위 모델인 '프로맥스'보다 비쌀 수 있다고 GSM아레나는 전했다.

애플은 코드명 'D23'으로 불리는 이 기기에 최신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인 'A19'를 탑재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아이폰이 기존 모델보다 얼마나 더 얇은지 등 구체적인 스펙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 애플은 내년 봄 '아이폰SE' 후속 모델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아이폰SE는 2022년 3월 3세대를 마지막으로 출시가 중단된 상태다. 이 시리즈는 50만원 안팎의 가격에 '홈 버튼' 디자인 등 초창기 아이폰을 계승한 보급형 라인업이다.

아이폰 라인업 개편은 애플이 화웨이, 아너 등 중국 업체 및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아이폰 판매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디인포메이션은 분석했다.

리서치업체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2024년 1~3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이 20.8%로 가장 높았고 애플이 17.3%로 뒤를 이었다.

한편 애플은 내달 개최하는 WWDC(연례세계개발자회의)에서 아이폰에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탑재하는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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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59:27
<![CDATA[나트륨 줄인 김밥 등 '건강먹거리' 편의점, 전국 167개로 확대]]>  

입력2024.05.20. 오전 11:41 수정2024.05.20. 오전 11:42

 

건강먹거리 코너 사업 홍보물(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나트륨과 당을 적게 사용한 음식을 별도로 진열·판매하는 '건강먹거리 코너' 운영 지원 사업을 전국 167개 편의점으로 확대한다고 20일 밝혔다.

오는 11월 30일까지 진행될 '건강먹거리 코너' 사업은 2022년부터 수도권 내 학교 주변 편의점 158개소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이번에 전국으로 확대된다.

건강먹거리 코너를 운영하는 편의점은 다른 매장에 비해 당 함량을 낮춘 음료가 약 30% 더 많이 판매되는 등 효과가 확인됐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식약처는 이번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건강먹거리 코너 운영 매장임을 알리는 스티커, 건강먹거리 제품 진열대 표지물, 냅킨 통 등을 지원한다.


식약처는 "올해 사업추진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제도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건강먹거리 코너 운영 편의점에 대한 세부 정보는 식품안전나라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강승지 기자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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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57:41
<![CDATA[음주운전 의혹 ‘출국금지’ 김호중, ‘슈퍼클래식’ 콘서트 강행]]>  

입력2024.05.20. 오전 11:30 수정2024.05.20. 오전 11:42

 

티켓 매출 40억원…‘KBS 주최’ 로고만 뗀다

 

가수 김호중. 뉴스1움주운전과 뺑소니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33)씨가 오는 23~24일 예정된 콘서트를 강행한다.

20일 공연계에 따르면 오는 23~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앤 프리마돈나’는 예정대로 열린다.

공연 주최사인 KBS가 주관사인 두미르에 “출연자를 교체하지 않으면 ‘KBS 주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통보했으나, 두미르는 이날 KBS에 “출연자 교체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해당 공연의 주최사는 KBS에서 두미르로 변경됐다.

빈필하모닉과 베를린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 악단의 현역 단원들이 내한하는 해당 공연은 김씨가 메인 게스트로 참여해 유명 소프라노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공연의 티켓 가격은 15~23만원에 달하는 데다 양일간 하며 양일 공연에서 총 2만석이 판매돼, 티켓 매출이 4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씨는 앞서 지난 18~19일 창원에서의 콘서트도 강행한 바 있다. 두미르는 “일정이 촉박해 대체 출연자를 구하기도, 구하더라도 합을 맞추기 어렵다”면서 출연자 교체에 난색을 표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운전하다 반대편 도로에서 주행하던 택시를 충돌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수사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김씨가 음주운전을 한 정황이 확인되자 김씨는 지난 19일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김씨를 비롯해 김씨의 ‘운전자 바꿔치기’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훼손 등 조직적으로 사건 은폐와 증거 인멸에 나선 김씨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김씨의 매니저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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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53:56
<![CDATA[비수도권 지역서 오는 28일부터 숙박할인권 25만장 배포]]>  

입력2024.05.20. 오전 8:50 수정2024.05.20. 오전 8:51

 

지역관광 활성화·내수진작 차원…7만원 이상 숙박상품 5만원 할인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역관광 활성화와 내수진작을 위해 오는 28일부터 비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숙박 할인권 25만장을 배포한다고 20일 밝혔다.

문체부는 앞서 지난 2∼3월에도 숙박 할인권 20만장을 배포해 여행 지출액 약 862억원과 약 48만명의 지역관광객을 유발하며 내수경기 진작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에는 5만원 초과 숙박상품에만 할인권을 사용할 수 있었으나 이번 '6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 기간에는 할인권을 사용할 수 있는 숙박 상품을 확대하는 등 혜택을 강화했다.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할인 금액을 더욱 높인 '지역특별기획전'을 오는 28∼30일 진행해 강원, 경남 등 12개 비수도권 광역시도 숙박시설 중 7만원 이상 숙박상품 예약 시 5만원 할인권을 지원한다.

 


숙박세일 페스타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본편'은 다음 달 3∼30일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2만원 이상 7만원 미만 숙박상품 예약 시 2만원 할인권을, 7만원 이상 숙박상품 예약 시 3만원 할인권을 각각 지원한다. 할인은 호텔, 콘도, 리조트, 펜션 등 국내 숙박시설에 적용되고 미등록 숙박시설과 대실에선 할인권을 사용할 수 없다.

숙박 할인권은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참여 온라인여행사 채널을 통해 1인 1매 선착순으로 발급받을 수 있으며 준비된 수량이 모두 소진되면 종료된다.

할인권을 발급받은 후에는 유효 기간인 매일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 안에 결제해야 하며 예약 취소 등으로 유효기간 안에 할인권을 사용하지 않으면 할인권은 자동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할인권 미사용자의 경우 다음 날 오전 10시부터 할인권을 재발급받을 수 있으며 발급된 할인권은 오는 28일부터 7월 14일까지 입실하는 숙박상품에 사용할 수 있다.

지역특별기획전 할인권을 사용한 경우에는 본편 할인권을 발급받을 수 없다.

할인권 사용 방법 등 자세한 내용은 '2024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kaka@yna.co.kr
 

박상돈(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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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51:21
<![CDATA[‘AI 대 한국인’…한국관광 홍보영상에 국민 참여]]>  

입력2024.05.20. 오전 9:24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인공지능(AI)이 알 수 없는, 한국인들이 추천하는 찐 한국 여행’을 주제로 ‘인공지능 대 한국인(AI vs KOREAN)’ 영상을 20일 ‘한국관광공사TV’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고 동시에 대국민 댓글 이벤트를 진행한다.

관광공사는 그동안 한류 스타 이정재가 출연한 ‘챌린지 코리아(Challenge Korea)’ 시리즈, ‘범내려온다’ ‘머드맥스’ 등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반 고흐가 한국을 방문했다면’ 등 뛰어난 한국관광 홍보영상을 연속해 선보여 왔다.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영상을 제작할 계획이며, 그 첫 단추로 이번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20일 ‘한국관광공사TV’ 유튜브 채널에서 전격 공개된 프로모션 영상에는 AI가 추천하는 한국여행 소개에 부족함을 느낀 한국인들이 직접 나서서 자신이 알고 있는 ‘찐 한국여행’ 콘텐츠를 알려주며, AI에게 한 수 보여준다는 재미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프로모션은 6월 9일까지 3주간 진행되며, 영상 시청 후 ‘한국인들이 추천하는 찐 한국여행’에 대해 댓글을 남겨 참가할 수 있다. 관광공사는 6월 말 ‘한국관광공사TV’ 유튜브 채널에서 추첨을 통해 댓글 작성자 240명에게 소정의 경품을 증정할 계획이며, 일부 댓글들은 올해 공개될 한국관광 홍보영상의 소재로 실제 활용될 예정이다.

박윤숙 관광공사 관광콘텐츠실장은 “최근 급부상한 데일리케이션(Dailycation·한국인들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경험하고,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가려는 외국인들의 한국여행 트렌드)에 발맞춰 한국인들이 누리는 일상과 여행방식이 ‘찐 한국 여행’의 매력을 알리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한국관광 홍보영상을 만들어갈 예정”이라며 “그동안 외국인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여행 코스나 체험 소재를 댓글로 남겨주신다면 올해 2000만 외래객 유치 목표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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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47:41
<![CDATA[“한국 여성 커뮤서 주한미군 性的 특징까지 공유”… 美 커뮤 발칵]]>  

입력2024.05.20. 오전 11:26  수정2024.05.20. 오전 11:31

 

‘한국 최대 여성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한미군들의 성적(性的) 특징 등 민감한 정보가 담긴 문건과 사진·영상이 공유되고 있다’는 폭로가 미국 소셜미디어 ‘레딧’에서 일부 증거와 함께 제기됐다.

지난 13일 레딧에는 ‘[비상]주한 미군의 개인 신상 정보가 한국 사회에 공유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을 포함해 8년간 미군에 복무한 한국계 미국인이라 밝힌 글쓴이 A씨는 “한국에 계신 분들을 위해 여러분의 개인 신상 정보가 한국 여성 커뮤니티(급진적 페미니스트) 사이에 공유되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싶다”며 “한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의 개인 신상과 사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데, 최근에는 주한미군을 포함한 외국인 정보도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A씨는 해당 B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캡처한 사진 3장을 올렸다. 첫번째 캡처된 글은 지난 3월 26일 올라온 글로 한 군인의 셀카 사진과 함께 ‘이X 먹어보신 분. 평택 있는 걸 보니 미군 같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두번째 글은 지난 3월 25일 올라온 글로, 성남에 주둔 중인 조종사의 사진이 담겼다. 이 게시물에 “맛있겠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세번째 사진은 주한미군으로 추정되는 남성 수십명의 이름, 인종, 나이, 소속 부대(혹은 거주지), 성격 등 신상정보가 담겨 있었다. 이 신상 정보에는 성적 취향이나 음경 크기 등과 같은 성적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도 상당수 포함돼있었다. 예컨대 ‘클럽 죽돌이’ ‘노콘O’ ‘조루’ ‘OO 작음’ ‘XX 매너 X같음’ 등이었다.
 


 

‘한국 최대 여성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한미군들의 성적(性的) 특징 등 민감한 정보가 담긴 문건과 사진·영상이 공유되고 있다’는 폭로가 미국 소셜미디어 ‘레딧’에서 일부 증거와 함께 제기됐다. /유튜브 영상 캡처
회원수 80여만명의 다음 카페 B커뮤니티 회원들은 외국 남성과 매칭되는 데이트 앱에서 만난 외국 남성에 대한 이른바 후기를 올리면서 이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실물 사진을 올리며 만남 후기를 전하거나, 만나기 전 신상 정보 등을 질문하면 다른 이들이 댓글을 통해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식이었다.

이들이 주로 공유하는 정보는 남성의 외모나 성기, 성적 사생활 관련 정보였고, 이 과정에서 “얘 먹어봤다. 나쁘지 않았다” “꼭 먹어야지” “맛나보이네요” 등 성희롱성 발언도 나왔다. ‘딕픽’(성기 사진)이라며 신체 부위 사진이 공유된 정황도 있었다. 심지어 미성년자의 신상 등을 공유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내부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법적 대응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신상이랑 사진을 공유하면 성착취 아닌가” “회원이나 관리자, 다음까지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범죄를 처벌하지 않고 방치하면 더 대담해지고 발전하게 된다” “일베에서 하던 짓과 비슷하다. 저렇게 단체로 모여서 성기 사진 달고 목록 만드는 건 들어본 적도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국내 최대 여성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성범죄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데이트 앱에서 만난 외국 남성들의 실물이나 성기 등의 정보를 후기의 형식으로 카페에 공유했다고 한다”며 “카페에서 널리 공유된 ‘미군남 빅데이터 전차수 총망라’ 리스트에는 미군의 신상이 상세히 적혀 있다. 범죄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다”고 했다.

그는 “명백한 제2의 N번방 사건이다. 범죄의 수법에 차이가 있다고 하나 그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은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하다”며 “수년 전 수많은 여성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준 N번방 가해자들과 동일한 잣대의 엄벌이 내려지길 기대한다.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우리 사회의 세밀한 지원도 뒤따르길 바란다”고 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르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카메라 등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 부위 사진을 촬영한 경우, 동의 하에 촬영했더라도 그 촬영물 등을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반포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 측은 “이슈가 된 카페는 인증 절차를 통해 가입한 회원에게만 공개되는 카페로 회원 및 특정 등급이 아닌 경우 게시글을 볼 수 없는 상태(비공개)로 처리된다”며 “다음카페는 비공개 게시글을 임의로 확인하거나 처리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 해당 게시글이 신고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이어 “다음카페는 게시글이나 댓글 작성 화면 하단에 권리침해, 욕설, 명예훼손 등 운영정책 위반 사항을 안내하며 자정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또 자동화된 클린 시스템 도입을 포함, 유해 정보 관리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혜진 기자 suns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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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45:55
<![CDATA[서울에 '필리핀 이모' 온다…서울시 "외국인에 5년간 2506억원 투자" ]]>  

입력2024.05.20. 오전 10:01

 

오세훈, 외국인주민 정책 마스터플랜 발표
외국인 이공계 석·박사 인재 1000명 유치
산업파급 효과 큰 타깃 기업 100개사 유치

 

발표 주요 내용. 자료제공=서울시
[서울경제]

서울시가 외국인 우수 이공계 인재 1000명을 확보한다. 산업 파급효과가 큰 타깃 기업과 해외 스타트업을 각각 100개사 유치해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일할 수 있는 업무 여건을 조성한다. 오는 9월 시범 도입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을 시작으로 돌봄·외식업·호텔업 등에도 외국인 인력 도입을 추진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서울시청에서 ‘서울 외국인주민 정책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외국인근로자·결혼이민자·유학생 등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주민과 앞으로 서울로 유치하고자 하는 외국의 우수인재 등을 폭넓게 포괄한다. △우수인재 유치 및 성장지원 △수요 맞춤형 외국인력 확충 △지역사회 안정적 정착지원 △내·외국인 상호존중 및 소통강화 등 4대 분야에 5년간 총 2506억 원을 투입한다.

우선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이들이 서울의 인재로 커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 소재 첨단산업 분야 대학 10개를 선정해 연 최대 15억 원씩 3년간 지원해 이공계 분야 석·박사급 인재 1000명을 유치한다. 오는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연 2회 현지 서울 유학박람회를 개최하고, 개발도상국 추천을 받은 우수 이공계 유학생을 대상으로 ‘서울 테크 스칼러십’ 장학프로그램(1인당 연 2000만 원)을 신설해 우수한 해외 이공계 인재를 양성한다.

100대 타깃기업도 서울에 유치한다. 일하고 싶은 글로벌 기업이 서울에 둥지를 틀 수 있도록 테크, 금융 등 산업 파급효과가 큰 100대 타깃기업을 선정해 각종 인허가 등 외국인 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FDI) 유치를 위한 ‘올인원 패키지’를 지원한다. 2030년까지 영어가 통용되는 글로벌 창업지원시설 유니콘 창업허브’(성수동)를 조성해 서울 및 아시아 시장 진출에 관심 있는 해외 스타트업 100개사 이상을 유치한다.

외국인 유학생의 정착을 지원하는 ‘원스톱 종합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외국인 유학생의 스타트업 취업, 인공지능(AI)기업 인턴십을 지원한다. 이공계 석·박사 인재의 기술창업도 2028년까지 200팀을 지원한다.

돌봄·외식업·호텔업 등 구인난이 심각한 산업 직종에 외국 인력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오는 9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간병인·요양보호사에도 외국 인력을 도입하도록 정부에 적극 건의한다. 또 인력난을 겪고 있는 외식업과 호텔업에 외국 인력이 도입될 수 있도록 정부와 비자 허가 업종 확대 방안을 협의한다.

준전문인력 취업학교를 운영하고 K뷰티·패션 등 분야의 외국인 전문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준전문인력 취업학교 는 가사관리사·간병인·요양보호사·의료코디네이터 등 국내 인력 공급이 부족한 산업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취업학교를 신설하고 수료자에게는 일자리를 연계해준다. 청년취업사관학교를 통해 소프트웨어(SW) 분야 인력양성 교육을 실시하고, 민간형 뉴딜일자리를 통해 일자리를 제공한다.

외국인이 가족과 함께 서울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살 수 있도록 생활 지원부터 언어, 출산‧돌봄서비스, 자녀성장까지 다각도 지원에 나선다. 성동구에 ‘제2서울외국인주민지원센터’를 개관한다. 25개 가족센터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실시간 통역기기를 지원한다. 외국인 주민이 정주할 수 있도록 ‘외국인주민 전월세 안심도움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한다.

출산 전후 통합돌봄서비스 지원 인원을 올해 1500명에서 2028년 3000명으로 확대한다. 외국인 유아(3~5세) 재원 어린이집에 보육료 수납액의 50%를 지원하고, 다문화 통합 어린이집을 현재 120개소에서 2028년 190개소까지 확대한다. 발달지연 우려 영유아를 위한 무료 발달검사는 대상을 기존 어린이집 재원아동에서 올해부터 다문화가정 아동까지 확대한다.

오 시장은 “도시경쟁력은 역동성에서 나오고 역동성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창의적 인재들이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마스터플랜을 기반으로 글로벌 인재들이 모여들고, 외국인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 서울을 착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창영 기자(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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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41:01
<![CDATA[“간호사는 쓰고 버리는 티슈노동자? 21대 국회서 간호법 제정하라” ]]>  

입력2024.05.20. 오전 10:39

 

간협 20일 간호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의사·간호조무사 등 타 직역 반대는 여전
[서울경제]
 

대한간호협회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간호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사진 제공=대한간호협회

의대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석 달째를 맞은 가운데 간호사들이 "더 이상 필요할 때만 쓰고 버려지는 '티슈 노동자'로 머물 수 없다"며 현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간호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를 향해 이같이 촉구했다.

간호법은 의료법에 포함된 간호사에 대한 규정을 떼어내 간호사의 업무범위, 체계 등에 관한 단독법을 제정하는 것을 말한다. 간호사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간호법은 작년 2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되며 입법 속도를 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 통과 목전에서 폐기됐다. 의사, 간호조무사 등 간호사를 제외한 13개 보건의료직역단체가 "특정 직역의 권리와 이익만을 대변하고 의료시스템에 균열을 초래하는 악법"이라며 반발한 탓이 컸다.

그런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지 1년만에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심화하자 재발의돼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유의동·최연숙 국민의힘 의원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간호 관련 3개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단에 제출한 바 있다.

탁영란 간협 회장은 “우리 간호사들은 스스로를 티슈 노동자로 부른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지만 필요할 때 쓰고 버려지는 휴지와 같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간협에 따르면 매년 신규 채용되는 간호사 2만 4000여 명 중 절반이 넘는 1만 4000명가량이 1년 이내에 현장을 떠난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면허까지 취득한 직종이 이처럼 높은 이탈률을 보유하는 건 관련 법이 없어 과중한 업무와 불법에 내몰리기 때문이라는 게 협회의 지적이다.

탁 회장은 "21대 국회를 10여일 남긴 오늘까지도 여야 정치인들은 서로 싸우느라 회의를 소집조차 안 하고 있다"며 "환자를 떠난 의사들과 자신의 정치 싸움을 위해 약속을 저버리는 정치인이 무엇이 다른지 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한민국은 숙련된 간호사가 필요하다”며 "간호법은 반드시 21대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정치권은 정치쇼를 멈추고 간호법안 제정 약속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탁 회장과 간협 임원들은 이날 회견에 앞서 '간호사'라고 쓰인 곽휴지에서 휴지를 한 장씩 뽑아 버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복지부는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를 겪으며 진료지원(PA) 간호사를 법제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당초 '이르면 이달 내 국회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여야 간 정쟁으로 국회 상임위 개최가 미뤄지며 간호법 제정도 난항을 겪게 됐다.

의사단체를 필두로 한 보건의료직역 단체들의 반대도 여전하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17일 오전 ‘간호법 재발의 저지를 위한 14 보건복지의료연대 결의대회’를 열고 “간호법안은 현행 의료법 체계를 벗어나는 법안으로 타 직역의 업무 영역을 심하게 침해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간호법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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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39:27
<![CDATA[오늘부터 진료 시 본인 확인…"신분증 제시해야"]]>  

입력2024.05.20. 오전 6:00  수정2024.05.20. 오전 6:02

 

▲ 신분증 지참 의무 안내 포스터


오늘(20일)부터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때는 주민등록증과 같은 신분증을 지참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오늘부터 '요양기관 본인확인 강화 제도'를 시행합니다.

지금까지는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만으로도 진료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환자 본인 확인 절차가 강화되는 겁니다.

정부가 인정하는 신분증은 건강보험증,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외국인등록증 등으로 사진과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행정·공공기관 발행 증명서입니다.

간편인증 등 전자서명인증서와 모바일 건강보험증,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제시해 본인 확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신분증 사본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미성년자 등 본인 확인이 어려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기존처럼 주민등록번호를 제시해 진료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 응급환자, 해당 요양기관에서 본인확인 후 6개월 내 재진 받는 경우, 진료 의뢰나 회송받는 경우도 본인 확인 예외 대상입니다.

진료 시 신분증으로 환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요양기관에는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건강보험 자격을 대여해 주거나 대여받은 사람 모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다른 사람 명의로 건강보험을 대여·도용하는 부정수급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를 예방하려는 차원입니다.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고 다른 사람 명의의 신분증명서 등을 활용한 약물 오남용과 마약류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목적도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5년간 적발된 명의도용 사례는 연평균 3만 5,000건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공단은 이 중 8억 원가량을 환수했으며, 실제 도용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

기자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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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37:38
<![CDATA[요즘 누가 밖에서 먹나요? ‘런치플레이션’ 구내식당이 뜬다 ]]>  

입력2024.05.20. 오전 10:34

 

구내식당업 경기지수 지속 성장세
4월 외식 소비자물가지수 3% 상승
급식업계 실적 개선…2분기도 기대

 

서울 시내 구내식당. [뉴시스]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고물가 시대, ‘런치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점심값 지출이 늘어나는 것)’ 영향으로 급식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소비가 줄면서 일반 외식산업이 침체되는 것과 달리 단체급식 업체들이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4년 1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 구내식당업의 올해 1분기 경기지수는 101.52로 나타났다. 이는 전 분기 대비 5.68p 상승한 수치다. 구내식당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증가한 업체가 감소한 업체보다 많았다. 전체 외식산업 중 유일하게 성장한 부문이다.

2분기도 긍정적이다. 기관 구내식당업의 경기지수는 지난해 2분기 100을 웃돈 이후 2분기 만에 다시 100을 넘었다. 다음 분기 전망지수는 100.34로 예측된다. 전체 외식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100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aT는 고물가 현상이 계속되면서 점심값에 부담을 느낀 직장인들이 급식으로 눈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9%)보다 0.1%p 높은 수치다. 35개월째 전국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1분기 성적표를 받은 급식 업체들도 미소를 지었다. 삼성웰스토리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32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웰스토리는 단체 급식 부문에서 SK하이닉스, CJ제일제당,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에 이어 용산센트럴파크의 주거형 식음 서비스 등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같은 기간 1.7% 증가한 4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그린푸드의 1분기 영업이익(별도 기준)도 전년 대비 12.5% 증가한 298억원이었다.

업계는 유명 맛집과 인기 브랜드 협업을 통해 차별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외식 메뉴를 구내식당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고급 외식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관련 메뉴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다.

신규 급식사업장을 확대하는 전략에도 속도를 낸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아산에 이어 5월 PSK판교에 단체급식 사업장을 열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삼성웰스토리와 현대그린푸드 역시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신규 수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단체급식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대규모 사업장처럼 단가 부담이 적은 기업을 고객사로 두면 실적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새날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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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36:20
<![CDATA[“농사 짓기 너무 힘들다” 金사과 사태 확대될까]]>  

입력2024.05.19. 오후 1:2

 

마늘·매실 피해…주요 과수도 불안
고온다습 날씨 탓…병해충 우려도
금사과, 다른 작물로 번질까 걱정

 

경남 남해군의 한 마늘밭. 벌마늘 현상이 발생해 대규모 피해를 입었다. 김현우 기자

따뜻했던 겨울에 이어 예측 안 되는 봄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노지 과수 농가가 과수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른바 금사과 사태가 다른 작물들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예측과 함께 수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초 ‘2024년 10대 농정 이슈’에서 최근 기후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자연재해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농업생산 차질, 수급 불안 등에 의한 농업경영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는 분위기라는 지적이다. 딸기, 애호박, 토마토 등 시설하우스는 겨울철 일조량 부족으로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올 봄, 때 아닌 폭설과 유난히 잦은 비, 이상고온 등이 겹치며 마늘과 매실 등 봄철 농작물의 생산량 하락이 예상된다.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수급 감소로 식품비와 외식비까지 상승하는 ‘푸드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경남도와 전남도는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마늘과 매실 품목 피해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당초 13일까지 조사를 마치려 했지만 피해 범위나 규모가 예상치를 웃돌아 기간을 20일까지로 연장했다.

마늘의 경우, 현재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벌마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원래 마늘 한 대는 6~7쪽의 마늘이 자라는데, 벌마늘의 경우 줄기가 2차 성장을 하면서 마늘쪽 개수가 2배 이상 많아져 상품성이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남해군 벌마늘 피해면적은 전체 재배면적 440ha 중 145ha로, 약 33% 수준이다. 발생 초기 표본조사에서는 17% 정도로 집계됐는데, 확인 결과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전남에서도 고흥, 해남, 신안을 중심으로 전체 약 4000ha 가운데 782ha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신고됐다.

남해군에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최윤신 씨는 “피해가 많은 밭은 70~80% 피해를 입은 곳도 있다. 벌마늘이 상품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수확을 하고 있다. 정부나 농협에서 대규모로 수매를 해서 농민 피해를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매실은 2월 하순 이후 개화기 저온으로 인해 수정불량 피해가 발생했다. 김현우 기자

다른 작물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실은 2월 하순 이후 개화기 저온으로 인한 수정불량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경남은 주산지 하동에서만 140ha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전남 역시 약 720ha의 피해가 보고된 상태다. 또 양파는 잎마름과 성장 지연 등의 피해가 생겼다. 시설하우스에서 재배되는 수박은 착화율 저조, 곰팡이병, 생육부진 피해를 봤고 멜론은 잿빛곰팡이병, 잎 고사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상황이 이런 건 기후 영향이 크다. 지난 2017년 이후 겨울~봄 사이 평균 기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일조시간은 줄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7년 12월~2018년 4월까지 평균 기온은 5.12℃에 일조시간은 208분 정도였다. 그런데 이듬해 6.19℃에 199분으로, 기온은 올라간 반면, 일조시간은 줄어들었다. 이어 2020~21년에는 6.45℃에 205분, 2022~23년에는 6.25℃에 199분을 나타냈으며, 올해는 7.21℃에 168분을 기록했다.
 

 

최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사과와 배에 치명적인 ‘과수화상병’이 발병했다. 김현우 기자

사과와 배, 복숭아 등 주요 과수 생육도 안심하기 어렵다.

늦은 개화로 저온피해는 없었지만 최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사과와 배에 치명적인 ‘과수화상병’이 발병했다. 과수화상병은 과일나무의 가지와 잎, 꽃 등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말라죽는 전염병인데, 아직 별다른 치료제가 없다. 일단 발병하면 주변 나무까지 전부 매몰 처분하는 게 유일한 대책이라 ‘과수구제역’이라고도 불린다. 올해 평균 기온이 예년에 비해 높고 강수량이 많은 고온다습한 기후가 이어지면서 병원균이 더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진주의 한 배 재배농민은 “위기의 연속이라는 말 외엔 할 말이 없다. 2020년에 전국적으로 화상병이 확산됐었는데, 당시에도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퍼졌다. 정말 한숨이 나온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올해 서민 가계를 울게 한 ‘금사과’ 현상이 다른 작물들로 더 확대되고 심지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천에 사는 김성우 씨는 “요즘 마트에 가면 장보기가 무서울 정도다. 날씨가 좋지 않아 농사가 잘 안 된다고 하던데 그 중에는 식탁에 꼭 올라오는 작물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가계비가 더 오를까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현우 기자(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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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34:46
<![CDATA[탕웨이·마동석이 광고하던 알리, ‘발암물질’ 논란에 4월 매출 40% 급감]]>  

입력2024.05.20. 오전 7:47

 

BC카드, 알리익스프레스·테무 결제 데이터 분석
“싼 게 비지떡” K커머스서도 저가 구매 줄어

 

[알리익스프레스 광고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온라인쇼핑 플랫폼(C커머스)의 매출이 지난달 ‘발암물질’ 검출 등 유해성 논란으로 4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BC카드가 C커머스의 지난 4월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대비 매출액이 40.2% 대폭 감소했다.

C커머스 매출액은 지난해 10월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 1월 153.7, 3월 238.8로 급증했지만, 4월 들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저가 결제 금액대에서 매출 감소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5000원 미만의 금액대 결제액이 55.2% 급감했다.

5000원 이상 1만원 미만 금액대는 전월 대비 42.0%, 1만원 이상 3만원 미만 금액대는 35.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저가 구매 기피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이는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구매한 일부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잇달아 알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나달 7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장신구 성분을 분석한 결과 404개 제품 중 96개(24%)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같은 달 8일 알리 판매율 상위에 오른 어린이용품과 생활용품 31개를 조사한 결과 8개 제품에서 허용 기준치를 크게 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6일 80개 품목에 안전 인증이 없으면 해외 직구가 원천 금지되는 것을 골자로 한 ‘해외 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는 다만 당장 직구를 금지하는 것이 아닌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서만 반입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C커머스 매출 감소에도 K커머스의 매출이 늘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K커머스의 4월 매출액은 전월 대비 4.9% 감소했다. K커머스에서도 저렴한 상품에 대한 불안감이 나타나면서 저가 결제액이 크게 줄었다. 5000원 미만 금액대 결제액은 28.4% 줄어든 반면 나머지 금액대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BC카드는 “3월 입학 시즌을 맞아 매출이 증가한 탓에 4월에는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혜현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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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31:41
<![CDATA[고령화가 지속되면···20년 뒤 정부부채, GDP 규모 추월 전망 ]]>  

입력2024.05.19. 오전 8:46  수정2024.05.19. 오전 8:47

 

블룸버그인텔리전스, 한국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 2045년 100%, 2050년 120%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20년 뒤 한국의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9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권효성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57% 수준인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2030년 70%에 이어 2045년 100%에 이르고 2050년 1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속에 노동력이 감소하면서 세수 부족과 더불어 사회보장 및 의료서비스 비용은 증가해 20년 안에 부채의 지속가능성이 더 크게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년 42.1%에 머물렀던 한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이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거치며 급증했고 2021년에는 51.3%로 처음 50%를 넘었다고 추정한 바 있다.

이 수치는 지난해 55.2%에 이어 올해 56.6%로 늘어나고, 2029년이면 59.4%에 이를 것이라는 게 IMF의 추산이다. 정부부채는 국가채무(국채·차입금·국고채무부담행위)뿐만 아니라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도 포함한 개념이다.

지난해 한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일본(252.4%)·미국(122.1%)·독일(64.3%) 등 주요 7개국(G7)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앞으로 고령화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비춰진다.

보고서는 향후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에 영향을 끼칠 최대 변수로 금리를 꼽으면서, 금리가 기본 시나리오로 가정한 2%보다 1%p 올라갈 경우 해당 수치가 2050년께 141%로 치솟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금리가 1%인 경우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101%, 0%인 경우는 83%를 기록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한국은행이 3.5% 고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이자 지급 비용은 2022년 GDP의 0.9%에서 지난해 1.4%로 늘어났다고 보고서는 추정했다. 이 비용은 장기 무위험 금리를 2%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2050년 GDP의 2.4%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또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정부의 재정지출 감소율이 10.5%에 이른다면서도, 감세와 세수 부진 등의 여파로 여전히 적자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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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29:26
<![CDATA[추경호, 직구 규제 혼선에 "설익은 정책? 정부 비판할 것"]]>  

입력2024.05.20. 오전 10:36

 

여당 지도부 이례적 비판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통합인증마크(KC) 없는 제품에 대한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 방침 혼선과 관련해 "당정협의 없이 설익은 정책이 발표돼 우려와 혼선이 커질 경우, 당도 주저 없이 정부에 대해 강한 비판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당선자, 유승민 전 의원 등 여당 당권 주자들에 더해 여당 지도부 내에서도 정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부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다시는 이런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책 발표 내용이 치밀하게 성안되지 못하고 국민에게 미칠 영향, 여론 반향 등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해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할 경우 혼란과 불신을 가중시킨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종 민생 정책, 특히 국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주요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당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도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KC 미인증 제품에 대한 해외 직접구매 차단 조치를 발표했지만, 반발 여론이 일자 19일 사실상 철회했다. 그 과정에서 야당뿐 아니라, 한 전 위원장 등 여권 인사들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여기에 여당 지도부가 정부를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모습까지 나온 것이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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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28:41
<![CDATA[이재명 “黨 혼내려면 탈당 말라, 당원 권한 2배로” 강경층 달래기 ]]>  

입력2024.05.20. 오전 3:01

 

의장선거 반발 탈당 움직임에
“섭섭해도 다른 생각 이해를
첫 길 가다 이슬젖고 다칠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민주당이 합니다’ 충청편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대전=뉴시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주말 동안 이틀 연속 당원과의 행사를 열고 “당원 권한을 두 배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 결과에 반발한 강성 당원들의 ‘릴레이 탈당’ 등 여진이 이어지자 직접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9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당원들과 만나 “당원도 두 배로 늘리고, 당원 권한도 두 배로 늘리자”고 했다. 그는 의장 경선 후폭풍과 관련해 “최근 당에 대해 섭섭하고 아픈 사연도 꽤 있었죠”라고 물은 뒤 “내 생각은 옳고 여기에 부합하지 않는 다른 생각은 틀리다가 아니라, 다를 뿐이라는 점들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 아직도 (당을) 혼내주기 위해서 탈당을 생각하는 분이 계시면 (탈당하지 말고) 당비를 끊어라”며 “탈당하면 다시 들어오기 힘들다”고 당부했다. 최근 강성 당원들은 ‘명심’(이 대표의 의중)을 내세운 추미애 당선인이 우원식 의원에게 패배한 것에 반발하며 “탈당하고 조국당에 가겠다”며 탈당 인증 릴레이에 나선 바 있다.

이 대표는 전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 행사에서도 의장 선거 결과와 관련해 “(당원 중심의 당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변화, 급변, 격변”이라며 “아무래도 첫 길을 가다 보니 이슬에도 많이 젖고, 없는 길이어서 스치는 풀잎에 다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선거에 이어 시도당위원장 선거에도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높이는 안을 연구 중”이라며 구체적인 ‘당근책’도 꺼내 들었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 공천권이 지역위원장에게 있어 당원과 괴리가 있다’는 한 당원의 질문에 “시도당위원장을 뽑을 때 권리당원 의사 반영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시도당위원장은 광역단체장을 제외한 기초위원, 광역위원 등을 공천해 권한이 크다”며 “지방선거 후보를 지역 당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야 (당원들이) 신나게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 비율을 기존 60 대 1에서 20 대 1 미만으로 바꾸는 내용으로 전당대회 규정을 개정한 데 이어 시도당위원장 선거의 표 비율도 조정하겠다는 것. 장경태 최고위원도 이 자리에서 “현재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은 50 대 50인데 권리당원 수가 지역마다 달라 천차만별”이라며 “대의원의 한 표가 권리당원의 몇 배 이상을 초과하지 않게 (당규 개정)안을 준비했다”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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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26:43
<![CDATA[용산은 10번째 특검법 거부권 채비…“입법폭주 뭘로 막나"]]>  

입력2024.05.20. 오전 9:42

 

여론 부담에도…재의요구권 행사 불가피
“충분히 설명…추가 입장표명 검토 안해”
민주당 개헌 요구에는 “입법폭주 막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1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선수사 후특검’ 입장을 밝힌 만큼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 같은 방침을 꺾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의 ‘거부권 행사 제한 주장’에 대해 “입법 폭주를 어떻게 막으란 것이냐”며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을 부각하고 있다.

20일 대통령실과 정부 등에 따르면 오는 21일 국무회의에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이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윤 대통령은 이를 검토 후 재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의결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건 없다”며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입장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여야 합의로 처리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처럼 독소조항 제거 등 진전된 부분 없이는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 2일 야권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해 7일 정부로 이송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밝히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수사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며 “수사 관계자나 향후 재판 관계자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열심히 진상규명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여론 부담에도 ‘법과 원칙’에 따라 일방적으로 넘어온 채상병 특검법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만일 특검 결과가 마음에 안들면 또 특검을 하자고 할 것이냐”며 “야권도 사안을 볼 때 침착해야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을 국회로 돌려보내면 벌써 열 번째 거부권 행사가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부권 행사에 따른 여론 부담을 왜 못느끼겠냐”면서도 “다만 법리적인 부분을 살펴야하지 않냐”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 대통령 거부권 제한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입법권도 견제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입법권을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만들 수는 없다”고도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거부권 관련 추가 설명이나 입장 표명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절차적, 법리적 문제를 짚은데다 기자회견을 통해 명확한 입장을 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별도로 추가적인 입장을 내는 건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할 경우 정국은 더욱 냉각기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미 민주당은 야6당 공조로 대규모 장외집회에 나서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거부권 행사 후 재표결에 대비, 이탈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23~28일 의원 해외출장 일정을 알려달라고 각 의원실에 공지한 상태다.
 

서정은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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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25:25
<![CDATA[의대증원 확정·채상병특검 거부권…尹지지율 주목]]>

 

입력2024.05.20. 오전 8:11 수정2024.05.20. 오전 8:12

 

 

대통령실, 21일 거부권 예고…민주, 용산서 범야권 공동 기자회견
25일 대규모 집회 예고…"거부권 행사 여부가 여론 향방에 영향"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고 있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론의 변화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야6당과 공조해 장외 집회에 나서는 등 투쟁 노선과 여론전을 병행한다. 국민의힘은 이탈표 방지 단속에 나섰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2명을 대상으로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ARS) 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5월 3주 차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응답 비율은 31.4%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65.5%다.

긍정 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0.8%포인트(p) 올라 4주 만에 30%대를 벗어났다.

다만 이같은 반등이 이어질지는 채상병 특검 수용 여부에 따라 달렸다는 평이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오는 21일 국무회의에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상정돼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은 줄곧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가를 우선이라고 주장하며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민주당은 야6당 공조로 대규모 장외 집회에 나서는 등 투쟁 노선과 여론전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범야권 6개 정당(민주당·정의당·새로운미래·개혁신당·진보당·조국혁신당)은 지난 11일 공동으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이날엔 채상병 특검 수용 촉구 범야권 공동 기자회견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한다.

아울러 25일엔 시민단체와 함께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연다. 또 국민의힘 일각의 이탈표 끌어안기에 나서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거부권 행사 후 재표결에 대비해 이탈표 방지에 주력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에선 지난 2일 본회의에서 김웅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이상민, 안철수 의원 등이 찬성 입장을 밝혔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주중 의대 증원, 배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각하 및 기각 결정으로 의료 개혁은 추진 동력을 얻었지만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규모, 국정 지지율 간 괴리감 또한 크게 해소되지 못한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처리 시한이 임박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가 다음 주 여론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재민 기자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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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0 May 2024 11:24:03
<![CDATA[텍스트 검색시대 '끝'…"마케팅 전략 다시 짜야" 경고 나왔다]]>  

입력2024.05.16. 오후 6:51  수정2024.05.17. 오전 2:00

 

텍스트 검색시대 '끝' 말 잘 듣는 AI가 온다
'AI 에이전트' 상용화 눈앞

데이터 쌓은 AI 개인비서가
플랫폼·포털 돌며 정보 검색

쿠팡·배달의민족·야놀자 등
선택 못받을땐 설자리 잃어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바X’에서 ‘이번주 토요일 강화도에서 성인 2명과 아이 1명에게 어울리는 10만원 이하 숙소’라고 입력하면 키즈 펜션, 글램핑장 등 적당한 숙소 정보가 나온다. 주변에 물어보거나 검색해 적합한 제품이나 숙소를 찾고, 그 정보가 정확한지 확인할 필요도 없다. 함께 제공된 사이트 정보에 접속해 결제까지 바로 할 수 있다. 앞으로는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이라는 중간 단계도 건너뛸 수 있게 된다. 말만 하면 맥락까지 이해하는 AI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개인 전문 비서를 곁에 두는 미래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13일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는 새로운 AI 모델 ‘GPT-4o’를 공개했다. 다음날 구글도 비슷한 성능의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선보였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오랫동안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범용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싶었다”며 “휴대폰이나 안경과 같은 폼팩터(기기 형태)를 통해 전문 비서를 곁에 둘 수 있는 미래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듣는 귀와 말하는 입을 갖게 된 ‘AI 에이전트’가 텍스트 검색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이용자가 인터넷에서 장시간 정보를 검색하고 관련 사이트를 찾아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네이버의 블로그, 카페 등에서 여행 정보를 얻고 야놀자에서 날짜와 비용을 따져 예약하는 식이었다. AI 에이전트의 시대엔 검색과 실행 주체가 AI로 바뀐다.

글로벌 인터넷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는 이미 AI 챗봇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구글의 글로벌 검색엔진 점유율은 지난달 90.91%로 작년 1월(92.90%) 이후 하락세가 뚜렷하다. 2022년 11월 챗GPT가 나왔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 검색엔진 빙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챗GPT를 적용한 지난해 5월 2.77%에서 올해 4월 3.64%로 높아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 2월 AI 에이전트 등의 영향으로 2026년까지 구글 등 인터넷 검색엔진 사용량이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앨런 앤틴 가트너 부사장은 “생성형 AI 솔루션이 기존 검색엔진을 대체하고 있어 기업은 마케팅 전략을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 맞은 플랫폼 기업들

 

구글은 최근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사용자가 카메라로 신발을 보여주고 반품하고 싶다고 말하자 AI가 신발 구입 정보를 찾아내 반품 업무를 처리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벌써 업계에선 AI 에이전트 시대의 최대 피해자는 쿠팡과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 버티컬(특정 분야) 플랫폼 기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용자가 별도로 요청하지 않을 경우 AI 에이전트가 임의로 거래 업체를 정하기 때문이다. 빅테크 AI의 간택을 받지 못하면 비즈니스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은 “기존 버티컬 플랫폼은 일종의 ‘서브 AI 에이전트’가 될 것”이라며 “마스터 AI 에이전트도 무시할 수 없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추거나 AI 에이전트에 별도의 비용을 치르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스터 AI 에이전트 자리를 둘러싼 빅테크 간 전쟁이 어떻게 결론 날지도 관심사다. 우선 바탕 기술인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뛰어나야 한다. 지금은 최근 최신 AI 모델을 공개한 오픈AI가 이 분야에서 초격차로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처리 가능 업무 확대도 필수다. 최근 오픈AI는 GPT스토어를 무료로 공개해 챗GPT 연계 서비스 확장을 노리고 있다. 네이버도 지난해 말부터 클로바X의 GPT스토어 기능과 비슷한 ‘스킬’에 쏘카, 컬리, 원티드, 트리플 등을 잇따라 연동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어떤 AI 에이전트를 고를지도 업계 판도를 바꾸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애플은 다음달 생성형 AI를 적용한 음성 비서 ‘시리’를 내놓는다. 여기에 오픈AI의 GPT-4o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AI 에이전트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인 스마트폰이 전쟁터가 될 것”이라며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폰 제조사를 우군으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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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17 May 2024 09:22:31
<![CDATA['수중 드론' 시대 열리나… 초대형 무인잠수정 경쟁 후끈]]>  

입력2024.05.17. 오전 5:01

 

미 해군이 제작 중인 초대형 무인잠수정 ‘오르카’. photo naval news



우크라이나군이 무인 해상 자폭 드론으로 러시아 해군 군함을 연이어 침몰시키면서 드론이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해상 전력이 전무하다시피 한 우크라이나군에 해상 드론은 가장 성공적인 무기의 하나로 손꼽힌다. 해상 드론에 이어 최근엔 물속에서 은밀히 표적에 접근해 공격하는 '마리치카(Marichka)'라는 수중 드론(무인잠수정)도 개발해 시험 중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무인잠수정 개발 상황은 어떨까.

중국 도전 견제할 미 해군의 카드 '오르카'

영해를 수비하는 것은 영토를 지키는 것과는 천차만별이다. 깜깜이 세상인 심해로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적함을 공격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수중에선 위성을 이용한 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를 수신할 수 없고, 인간이 무선으로 원격조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세계 군사 강국들은 스스로 판단해 작전을 수행하는, 지적 자율능력을 갖춘 인공지능(AI)의 초대형 무인잠수정 개발에 관심이 높다.

초대형 무인잠수정은 기뢰나 폭뢰를 탑재하고 적진에 은밀히 침투한 뒤 장기간 정보 수집과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승조원이 없어도 돼 유능한 잠수함 요원 확보라는 현실적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그만큼 크기도 작게 만들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된다. 필요할 경우 자폭 공격이 가능한 것 또한 장점이다.

미(美) 해군은 이미 2012년부터 순항미사일과 어뢰는 물론 소형 무인잠수정까지 장착할 수 있는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Extra Large Uncrewed Undersea Vehicle)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보잉(Boeing)사와의 협력을 통해 지난해 12월 초대형 공격용 무인잠수정 '오르카(Orca·범고래)'를 처음 확보했다. 10년 넘는 노력 끝에 첫 오르카를 개발한 보잉은 앞으로 해군에 5척의 오르카를 더 인도할 계획이다.

오르카는 이제까지 취역한 무인잠수정 가운데 가장 크다. 선체 길이 26m, 무게가 80t에 달한다. 사람을 태우지 않는 대신 항법과 주변 상황 인식, 추진, 기동 등 물속에서 움직이는 데 필요한 모든 기능을 컴퓨터가 스스로 수행한다. 동력은 내구성이 강화된 하이브리드 디젤·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얻는다. 최대 속도는 8노트(15㎞/h), 순항 속도는 약 3노트(5.6㎞/h) 내외이며, 3개월 이상 단독 작전을 지속할 수 있어 핵추진 잠수함의 대안으로 꼽힌다. 최대 1만500㎞를 항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은 2045년까지 총 50척 이상의 초대형 무인잠수정을 확보해 미래 해전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이번 오르카 확보는 미 해군의 해저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대한 이정표라는 평가다. 아직 오르카의 구체적 임무나 무장 탑재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르카가 실전 배치될 경우 지금보다 표적에 더 가까이 접근해 신속한 정보 획득은 물론 기뢰 설치와 전자전 같은 공세적 임무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오커스(AUKUS) 동맹국인 영국·호주도 초대형 무인 잠수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오커스는 미국·영국·호주 세 나라가 결성한 안보 동맹이다. 인도·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2021년 9월 출범했다.

영국 해군은 세투스(Cetus)라 불리는 초대형 무인잠수정을 개발 중이다. 길이 12m, 무게 17t으로 오르카보다 작다. 작전 심도는 400m 이상, 항속거리는 1609㎞다. 장시간 자율 작전이 가능하고, 다양한 임무에 맞게 탑재물을 바꿀 수 있는 모듈형이다. 건조업체로 선정된 엠서브는 2022년 11월 말부터 세투스 개발에 들어갔다.

중국 해군의 확장에 대응하고 있는 호주도 앤듀릴 호주지사와 협력해 초대형 무인잠수정 개발을 진행 중이다. '고스트 샤크(Ghost Shark)'라고 불리는 초장거리 자율 항해 잠수정이다. 원래 내년이 개발 목표였으나 일이 빨리 진행돼 최근 그 모습을 드러냈고, 현재 본격 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 크기나 무게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커스 동맹국임을 감안할 때 오르카 수준의 크기와 성능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표적 공격은 물론 다양한 센서를 통해 실시간 정보를 수집하고 전송한다. 내년에 3척이 더 추가될 예정이다.
 

러시아가 운영 중인 수중 드론 ‘포세이돈’. photo naval news

러시아, 핵탄두·어뢰 탑재 수중 드론 개발

러시아는 이미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는 수중 드론 '포세이돈'을 보유하고 있다. 핵무기의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 중어뢰인 동시에 수중 드론인 셈이다. 포세이돈은 잠수함에 탑재되어 수중으로 발사된다. 그렇기에 조기경보레이더를 회피해 적의 해군기지, 항구 등에 기습적으로 핵공격할 수 있다. 당연히 자율 항해가 가능하다. 최대 사정거리가 1만㎞에 달해 미국을 공격 표적으로 했을 때, 동쪽 러시아 영토인 사할린이나 쿠릴열도 등에서 발사하면 미국 서부 해안가의 타격이 가능하다.

중국은 2019년 건국 70주년 열병식 때 초대형 무인잠수정 'HSU-001'을 공개했다. 중국의 폐쇄성으로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러 분석에 따르면 오르카보다 작고 무기 탑재량도 적다. 오르카처럼 장거리를 자율 항해해 정보 수집과 적함을 정찰할 수 있다.

중국은 또 다른 초대형 무인잠수정 개발도 진행 중이다. 2022년 9월에는 새로운 종류의 두 초대형 무인잠수정이 위성사진에 잡혔다. 하지만 위성사진만으로는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현재 전면부에 어뢰 발사대 4개를 장착한 무인잠수정을 개발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심지어 음파 탐지기도 달려 있을 거라는 예상이다.

우리나라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시스템이 계약을 체결하고 초대형급 무인잠수정 시제품을 제작 중이다. 미 해군의 오르카에 해당하는 크기다. 한화시스템은 2027년 8월까지 원거리 자율 수행이 가능한 시제품을 만든 뒤 기반 기술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후 곧바로 다목적 모듈형 무인잠수정(MRXUUV)을 만들어 2030년대까지 전력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모듈형에서 알 수 있듯 전투용으로 쓸 때는 어뢰나 미사일 같은 무장을 탑재하고, 지원용으로 사용할 때는 특수부대 탑승 캡슐이나 정찰용 소형 드론을 실어 스스로 수중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바다 안에서 움직이는 드론은 부식을 견디면서 어두운 환경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형 드론보다 해결할 과제가 많다. 하지만 수중 드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향후 기술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루속히 한국의 모듈형 무인잠수정이 개발돼 우리 주변 해역 방어에 활용할 날을 기대한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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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17 May 2024 09:19:03
<![CDATA[AI시대 성큼, 혼란도 같이…사회적문제에 전 세계 ‘골머리’ ]]>  

입력2024.05.17. 오전 6:01

 

AI 활용 범죄 ‘빅보이스’ 화두로 떠올라
中, 생성형 AI 저작권 침해 세계 최초 첫 판결
오픈AI, ‘국제기구 설립’ 필요성 주장
韓 ‘AI기본법’ 21대 국회서 자동 폐기 가능성↑

 

인공지능(AI) 이미지. ⓒ픽사베이[데일리안 = 표윤지 기자] 최근 딥보이스 범죄, 저작권 침해 등 인공지능(AI)이 불러일으키는 문제로 전 세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AI 시대가 열렸지만 기술 발전에 비해 윤리적 규범 마련이 속도를 쫓아오지 못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딥보이스 범죄·저작권 침해 ‘나날이 심각’
글래드스톤AI, 미래 인류 멸종 가능성 제기

지난 8일 60대 A씨는 딸의 목소리를 흉내 낸 AI 보이스피싱에 속아 은행에서 현금 2000만원을 인출했다.

경찰은 “딸의 목소리를 AI 딥보이스로 흉내 내 깜박 속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앞으로)비슷한 범죄가 잦을 것으로 예상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AI 기술 발전과 함께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자, 같은 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활용 범죄의 위험성에 대해 정부 입장을 표명했다.

이 장관은 이날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최근 빅보이스가 정교하게 목소리를 따라해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과기정통부는)굉장히 큰 부담을 안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원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했고 선제적 대응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AI기본법’이 만들어져야 빅보이스 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기준도 시행령에 담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국회에 표류 중인 AI기본법에 대해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AI로 인한 저작권 침해 역시 나날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중국은 세계 최초로 저작권 침해 판결을 내려 이목을 끌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월 27일 “광저우 인터넷 법원은 해당 AI 기업이 생성형 AI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원고의 울트라맨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과 개작권을 침해했으며 관련 민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이는 생성형 AI가 그려낸 이미지가 기존 이미지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첫 판결이다.

AI가 가져올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고도화된 AI가 판단 인지까지 갖추게 되면 미래에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12일(현지 시각) 미국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AI정책 조언을 제공하는 민간 업체 글래드스톤AI는 ‘첨단AI의 안전성과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AI가 인간을 멸종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고서를 보면 고도로 발달한 AI를 통제할 수단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무기화’된 AI가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AI가 스스로 생화학과 사이버 전쟁에서 자의적 판단을 내리면 이는 곧 인류를 위협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중국·EU·일본, AI와의 전쟁 ‘각축전’
韓 ‘AI기본법’ 1년 째 상임위 전체 회의 계류

 

MWC 2024 이앤부스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아메카’가 말을 하고 있다. ⓒ민단비 기자AI 기술로 인한 부작용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해외 국가들은 AI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속도를 올리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또한 AI 규제를 위한 ‘국제기구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지난 22일 샘 알트만 오픈AI CEO와 그렉 브록만 회장, 일리야 수츠케버 공동 창업자 등 오픈AI 경영진은 자사 블로그에 ‘초지능 거버넌스(Governance of superintelligence)’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고 “더 번영하는 미래에 도달하려면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며 “AI의 잠재적 위험을 통제하고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같은 국제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발빠르게 자국 AI 산업 지원을 위한 법안 마련에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은 2020년 ‘국가 AI 이니셔티브법’을 이미 제정하고, 지난해 10월에는 행정명령을 발동해 AI관련 기업 지원과 규제 근거를 마련했다. 유럽의회도 지난 3월 ‘EU AI법(AI Act)’을 통과시켜 미·중 주도 글로벌 AI 시장에서 자국 기업 보호막을 형성했다. 일본은 지난해 5월부터 AI전략회의을 열고 법적 규제를 논의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AI 관련 법은 1년 넘게 상임위원회 전체 회의에 계류 중이다.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AI기본법은(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2소위를 통과했으나, 여야의 갈등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편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이달 29일까지 법안이 통과하지 못하면 계류 중인 법안은 자동으로 폐기된다.

▲韓 디지털 권리장전 세계 최초라더니…국민 눈길 못받고 뒷전 [좌초위기 AI윤리②]에서 계속됩니다.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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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17 May 2024 09:17:07
<![CDATA[네이버, 정부 지원 등에 업고 '日 라인' 협상 장기전 태세 돌입]]>  

입력2024.05.17. 오전 6:20  수정2024.05.17. 오전 6:59

 

7월 日 총무성 행정지도 조치 보고서에 라인 지분 매각 내용 빠지며 시간 벌기
대통령 표명 이후에도 日 정부 압박 포기 안해
소프트뱅크와 가격 협상 난항 예상…반일 감정·직원 반대에 골머리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네이버가 대통령실 라인야후 사태 관련 입장 표명을 계기로 일본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지주사(A홀딩스) 지분 매각 관련 장기 협상 태세에 돌입했다. 매각 적정가를 둘러싼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서는 연내 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대통령실은 라인야후가 일본 총무성에 제출할 보고서에 네이버의 지분 매각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네이버의) 적절한 정보 보안 강화 대책이 제출되는 경우 일본 정부가 자본 구조와 관련돼 네이버의 의사에 배치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어떤 차별적 조치나 기업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 면밀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한국 정부의 입장표명에도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게 변수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은 지난 14일 라인야후 행정지도와 관련해 “(네이버에 의한)지배적 자본 관계도 포함해 과제가 있다고 인식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5일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에 자본 관계의 조정을 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린데 대해 "위탁 관리'가 적절하게 기능하는 형태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일본 내에서 온라인 플랫폼 ‘라인’에 대해 네이버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여론도 불거지고 있다.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경제안전보장추진본부장은 지난달 18일 일본 총무성에 "플랫폼 사업자는 사기업인 동시에 공공재"라며 "근본적 대책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라인야후가 운영하고 있는 메신저 '라인'은 네이버가 2011년 6월 일본에서 출시했다. 월간 이용자수가 9600만명에 달해 한국의 '카카오톡'과 같은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메신저 뿐만 아니라 검색, 쇼핑, 페이 등 서비스 연계와 행정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는 생활 플랫폼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2021년 라인과 야후재팬 운영사인 Z홀딩스 경영을 통합했다. 이어 라인과 야후재팬이 지난해 10월 합병해 ‘라인야후’가 탄생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 지분 65%를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 불거진 대량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일본 총무성은 지난 3~4월 두 차례의 행정지도를 통해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분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글로벌 플랫폼 패권, 생성형 AI(인공지능) 경쟁 속에서 라인 메신저 플랫폼을 자국화하려는 일본 정부의 속내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네이버가 정부와의 교감 속에 7월 1일 일본 정부에 제출할 보고서에 지분 매각 관련 내용을 빼기로 하면서 일단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네이버와 라인 직원들이 매각을 반대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자본관계 개선요구를 포기하고 있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이를 끝내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왕 네이버 지분을 팔 거라면 네이버에 최대한 유리한 매각 조건을 끌어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동남아 등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라인야후 한국법인 ‘라인플러스’ 지배권을 가져올 수 있을 지가 핵심이라고 본다. 지난 1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라인플러스의 전직원 대상 설명회에서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최고경영자)가 참석해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겠다”며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또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가 "우리는 네이버가 아니라 라인 직원"이라며 "특수관계로 인해 서비스를 더 많이 쓰는 것일 뿐 별도 회사"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라인 지분 매각에 대한 한국 여론이 안 좋은데 협상이 단기간에 끝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더 이상 네이버에게 유리하게 되기는 힘들 것 같고, 지분을 강제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안 오는 것 만으로도 네이버는 성공"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상거래에서 매각을 하면 입찰경쟁을 시키는 게 상시인데, 무조건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라고 하면 가격협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 자금력을 감안하면 라인 지분을 비싸게 사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지닌 라인야후 가치를 10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최은수 기자(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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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17 May 2024 09:14:25
<![CDATA[109세 노인의 조언…"통제할 수 없는 건 잊어라" ]]>  

입력2024.05.17. 오전 7:00  수정2024.05.17. 오전 7:01

 

신간 '내가 109세 찰리에게 배운 것들'
 

영화 '그랜토리노'의 한 장면
[워너브라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명곡 '올드 앤 와이즈'(Old and Wise)는 나이가 들면 현명해진다는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 현명함의 요체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잊는 것'이다. 남들이 자신을 향해 쓰디쓴 말을 내뱉어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지고의 경지'를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는 노래했다.

109세 찰리 할아버지도 비슷한 가르침을 내린다. 막내딸 매들린이 동네 구설에 휘말린 사례를 이야기하며 분기탱천했을 때, 찰리는 이렇게 충고했다.

"잊어버려라. 열 올리면 너만 힘들어진다. 나는 그런 사람들한테 쓸 시간이 없단다."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에릭 울프슨
[EPA=연합뉴스]


찰리의 말은 스토아학파의 가르침을 떠올리게 한다. "삶을 잘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보다 더 어려운 통제할 수 없는 모든 것을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오래된 가르침 말이다.

미국 언론인 데이비드 본 드렐리가 쓴 '내가 109세 찰리에게 배운 것들'은 109세까지 살며 천수를 누린 미국 의사 찰리 화이트(1905~2014)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저자는 102세 때 찰리를 만나 7년간 교분을 쌓으며 그와 나눈 대화 속에서 길어 올린 삶의 지혜를 책에 담았다.
 

찰리는 1905년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명민하고, 뛰어난 사람이었으나 불운했다. 42세 때 타인의 실수로 9층 높이의 건물에서 추락사했다.


아버지가 일찍 죽자, 어머니가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아이들은 방치됐다. 찰리도 계속해서 찾아오는 비극적인 사건 사고를 홀로 견디며 버텨야 했다.

힘겨운 나날이 이어졌다. 학교를 파하면 매일 조명을 다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도 병행했다. 그렇다고 빡빡하게만 살지는 않았다. 빈손이었지만 고교 때는 아메리카대륙을 가로지르는 모험에 나서기도 했다. 돈이 떨어지면 재즈 공연에서 연주자로 나서 여비를 벌며 여정을 이어갔다.

고생 끝에 의사가 됐지만, 갑자기 형편이 나아지지도 않았다. 가난한 환자들에게 제대로 진료비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가난과 좌절, 비극과 상실감이 그의 인생을 끊임없이 두드렸다. 하지만 그는 곧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그중에서도 107세 때 폐렴을 이겨내고 퇴원한 건 백미였다. 통상 폐렴에 따른 합병증으로 노인들이 사망하는데, 그는 초고령임에도 이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라도 세월에는 장사가 없는 법이다. 그는 폐렴은 이겨냈지만, 신체적 노쇠는 막을 수 없었다. 108세에 결국 요양원에 들어갔고, 이듬해 8월 109세의 나이로 삶에 마침표를 찍었다.
 

저자에 따르면 죽음을 예감한 그가 메모지 한 장을 남겼다고 한다. 메모지에는 자신의 인생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짧은 명령문이 잇달아 적혀 있었다.


"자유롭게 생각해라. 인내심을 연습해라. 자주 웃어라. 특별한 순간을 마음껏 즐겨라. 깊이 느껴라. 기적을 알아차려라. 해내라. 때로는 부드러워져라. 필요하면 울어라. 가끔은 실수해라. 실수에서 배워라. 열심히 일해라. 기쁨을 널리 퍼뜨려라. 기회를 잡아라. 경이로움을 즐겨라."

동녘. 316쪽.

buff27@yna.co.kr
 

송광호(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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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17 May 2024 09:11:39
<![CDATA[[책] 팬데믹이 반복되는 근미래의 ‘섬뜩한 풍경’]]>  

입력2024.05.17. 오전 8:31

 

우주로 격리된 변종 니파바이러스 확진자 247
인류 최후 숙주가 죽자 안도하는 사람들
‘방역 제일주의’ 세계질병센터의 숨막히는 감시

 

247의 모든 것

김희선 지음|은행나무 |224쪽 |1만6800원

변종 니파바이러스의 슈퍼전파자이자 인류 최후의 숙주였던 247이 죽었다. 세계질병센터(WCDC)에 올라온 공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됐고, 긴급재난 문자를 통해 한 번 더 선포됐다. 사람들은 안도했다. 변종 니파바이러스의 확진자 넘버 247은 우주선을 타고 인공위성으로 격리된 상태였다. 우주선이 하늘로 발사되던 순간, 사람들은 우주선이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우주선이 폭발하고 247의 시체까지 흔적 없이 사라진다 해도 바이러스만은 살아남아 바람을 타고 전파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우주선이 무사히 지구를 벗어나자 사람들은 완벽한 격리에 환호했다. 얼마 후, WCDC는 그가 탄 인공위성에서 더는 생체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히며,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그의 시신이 실려 있을 인공위성은 우주 멀리 소거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김희선 작가의 신작 <247의 모든 것>은 247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의 죽음 이후, 소설 속 ‘기록자’는 그가 해열제를 몰래 복용한 채 세상을 활보하고 다닌 변종 니파바이러스의 확진자라는 것 외에는 그에 대해 제대로 알려진 게 없다는 걸 깨닫는다. ‘기록자’는 그의 모든 것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가 일했던 축산연구소가 있던 마을의 한 주민은 247이 돼지와 대화를 나누던 미친 사람이라고 증언하며 바이러스를 이용해 인간을 몰살시키려 했다고 추측한다. 초등학교 동창과 교사는 그가 어린 시절 학교에 실수로 들어온 박쥐를 만졌을 때부터 감염이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 다른 친구는 그가 대학 시절 유학했던 열대지방의 한 나라에서 야생 과일박쥐와 접촉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고 짐작한다. 소수 의견이지만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으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리라는 주장도 있다. ‘기록자’는 불법 해열제 소지 혐의로 247을 신고한 신고자와 그에게 불법 해열제를 제공한 약사도 만난다. 여기에 변종 니파바이러스로 시위대가 집단 사망한 사건이 포개지면서 247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진실을 향해 간다.

<247의 모든 것>은 각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며 팬데믹이 반복되는 근미래의 사회를 그려낸 작품으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후일담이기도 하다. 선제 대응을 통해 세계는 한층 안전해질 수 있다는 논리 하에 통제와 격리가 일상화된 가상의 미래는 코로나19를 거쳐온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를 아우르는 전염병 관리 센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그 일환으로 WCDC가 세워진다. WCDC는 국가권력보다 강한 막강한 통제력을 손에 쥐게 된다. 바이러스 보균자를 찾기 위한 열 감지 드론이 하늘을 떠다니고 발열자 색출과 격리는 일상이 된다. 그러나 열을 감추는 자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급기야 해열제까지 금지 약물로 지정되고 마약류보다 더 깐깐하게 관리된다. 과거 국가 권력이 전화를 도청하며 폭탄, 폭파, 테러, 조끼, 돌진 등의 단어가 나오는 대화를 수집했던 것처럼 WCDC는 열, 사제 알약, 불법, 오한, 위반 등등의 단어가 등장하는 대화를 모은다.

반복되는 팬데믹 속에서 사람들은 WCDC의 ‘시스템’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따른다. 공동체를 이끄는 최상위의 윤리는 방역이 되고, 타인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야만적인 행위로 금기시된다. 넘어진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주려는 본능적인 행동도 자기 검열로 머뭇거리는 사회. 소설의 한 등장인물은 “저 사람을 붙잡아 일으켜줘야 하는 걸까,…결국 그를 돕기로 결심하고 주머니에서 일회용 장갑을 꺼냈어요”라면서도 “쓸데없는 친절을 베푸는 대신 서로가 최대한 멀리 떨어진 채 서 있는 게 오히려 낫다는 걸 잠시 잊었다”고 반성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타인과 대화했던 과거에 대해서는 “입과 코를 드러낸 자들은 마치 벌거벗은 것” 같았다며 “그런 모습 자체가 자기들이 나체인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야만인을 연상케 했다”고 묘사한다.

사르트르는 주체를 대상화시키고 사물화시킨다는 점에서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했지만, 근미래의 철저한 방역 사회에서는 사르트르의 고뇌조차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알고 보면 타인은 지옥도 뭣도 아니다. 이런 철저한 방역이 계속 유지되고 질병이 컨트롤 된다면 말이다. 이런 세상에서 타인은 있는지 없는지도 잘 알 수 없는 존재다. 당국은 언제나 철저하고 한 치의 빈틈도 용납하지 않는다.”

소설의 다른 한 축은 인수공통감염병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공장식 축산업을 겨냥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장식 축산으로 유전적 다양성이 결여되면서 가축들이 감염병에 취약해지고 확산 또한 쉬워졌다는 분석들이 제기된 바 있다. 소설에는 인류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변종 니파바이러스가 등장하는데, 니파바이러스는 실재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1998년 말레이시아 니파 지역의 돼지 농가에서 처음 발생해 약 100여 명의 사망자를 냈고, 이후에도 국지적으로 발병하고 있다.

소설은 통제와 격리, 위생이 강조되는 지상과 지상의 안녕을 위해 “전염병이 돌 때마다 병을 퍼뜨린 동물을 찾아내고 책임을 덮어씌우고 살처분” 하는 실태에 대해 말한다. “지상이라는 표피 아래엔 어디나 저런 지옥이 펼쳐져 있어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온하기만 한 지표를 한 꺼풀만 들추면 울부짖으며 썩어가는 돼지, 염소, 소, 양, 닭이 우글우글하다고요…그거 알아요? 돼지를 땅에 묻으면 부패가 일어나고 마침내 펑 터져서 내부 장기와 피, 오물, 체액, 내장, 모든 것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는 것을요. 만약 수만 마리의 돼지를 한 번에 묻으면 그 많은 돼지의 몸이 한꺼번에 펑펑펑 터지겠지요. 상상해보라고요. 그 끔찍한 광경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과학자들은 수년 내에 또 다른 팬데믹이 도래할 위험이 크다고 예견했다. 다시 공항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음식점의 칸막이가 없어지면서 불과 몇 년 전이었던 팬데믹 시기는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지구 어딘가에서 전염병이 유행한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또다시 팬데믹이 시작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소설은 책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를 환기하며 공중보건을 위한 통제와 검열, 개인을 희생시키는 시스템, 안전을 위한 동물 살처분 등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들에 대해 묻는다.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인류는 팬데믹을 초래했던 현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성찰들을 쏟아냈다. 소설은 벌써 잊히고 있는 그 때의 성찰들을 돌아보게 하면서 인류가 새롭게 서 있어야 할 윤리의 지점들을 고민하게 한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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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17 May 2024 09:07:31
<![CDATA[[책] 비민주적 소수가 지배하는, 미국 민주주의의 한계]]>  

입력2024.05.17. 오전 5:03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이유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l 어크로스 l 2만2000원

2021년 1월 미국에서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사건이 발생했다. 대선에서 조 바이든에게 패배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과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폭동을 부추겼다. 이에 “미국 민주주의가 얼마나 퇴보했는지 섬뜩한 느낌”을 받은 두 정치학자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가’ 화두를 품고 문제를 파헤친다. 민주적인 정당은 △선거 결과 승복 △폭력 사용 거부 △극단주의와의 동맹 거부 등 세 가지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와 그의 공화당은 이 원칙들을 어겼다고 지은이들은 비판한다.

지은이들은 미국에서 ‘소수의 지배’를 떠받치는 세 가지 기둥으로 선거인단 제도, 상원 제도, 대법원을 꼽는다. 1992년~2020년 치러진 대선에서 공화당은 2004년을 제외하고 모두 보통선거에서 패했다. 약 30년 동안 공화당이 ‘단 한 번’ 더 많이 득표했지만, 선거인단이라는 선거제도로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세 번’이나 대통령이 된 것이다. 또 상원과 대법원의 구성도 이처럼 왜곡되고 있다고 지은이들은 지적한다. 그러면서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하고 전국적인 보통선거로 대체 △각 주 인구수에 비례하도록 상원 의원수 조정 △종신제인 대법관 임기 제한 규정 신설 등 대안을 내놓는다. “선거 결과가 다수의 선택을 반영하도록 하고, 지배하는 다수의 힘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력자가 관행이라는 규범을 파괴해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사례 등을 다뤄 베스트셀러가 된 전작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2018)에 이어, 이번 책에서 지은이들은 이처럼 ‘소수의 독재’ 상황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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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17 May 2024 09:05:08
<![CDATA[문화재, 오늘부터 '국가유산'으로…62년 만에 새 이름]]>  

입력2024.05.17. 오전 8:30

 

▲ 공휴일 경복궁 나들이 [연합뉴스]


60년 넘게 우리 땅에 있는 역사적 장소와 유물을 일컬어왔던 '문화재'라는 용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이를 대신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인 '유산'(遺産·heritage) 개념이 적용되며 문화재청은 국가유산청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새 출발에 나섭니다.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은 17일 '국가유산기본법'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된 이래 널리 쓰여왔던 '문화재' 대신 '국가유산'을 중심으로 한 법·행정 체계를 새롭게 적용합니다.

국가유산은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우리나라의 소중한 유산'을 뜻합니다.

국가유산은 크게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나뉩니다.

문화유산은 국보, 보물 등과 같은 유형문화유산, 민속문화유산, 사적 등을 다루며 자연유산은 동·식물을 포함한 천연기념물, 명승을 포함합니다.

무형유산은 전통 예술·기술, 의식주 생활관습, 민간신앙 의식 등을 아우릅니다.

그간 써오던 명칭도 바꿉니다. 예를 들어 국가무형문화재, 국가민속문화재, 등록문화재는 각각 '국가무형유산', '국가민속문화유산', '등록문화유산'이 됩니다.

국가유산 체계에서는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집니다.

기존에는 보존·규제 위주로 정책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국가유산을 매개로 하는 콘텐츠나 상품 개발·제작 등 국가유산 산업을 장려할 계획입니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을 받은 비지정 유산도 폭넓게 다룰 예정입니다.
 

▲ 정부대전청사 모습 [연합뉴스]



새로운 틀에 맞춘 조직, 국가유산청도 첫발을 내딛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유산 유형에 맞춰 문화유산국·자연유산국·무형유산국으로 나누고 여기에 국가유산 정책을 총괄하고 안전방재·세계유산 등을 담당하는 유산정책국으로 구성됐습니다.

국가유산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 업무 등을 맡는 국가유산산업육성팀, 종교와 관련한 유산 업무를 다루는 종교유산협력관을 각각 신설했습니다.

이와 함께 10월에는 각 지역에서 국가유산을 활용해 펼치는 사업을 엮어 '국가유산 주간'을 운영하고 올해와 내년 제주를 대상으로 '국가유산 방문의 해' 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62년 만에 큰 변화가 예상되나,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는 과정이라는 평가입니다.

수전 매킨타이어 탬워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부위원장은 전날 서울에서 열린 국제 학술행사에서 국가유산 체계 전환과 관련,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국가유산청 #첫발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

 

디지털뉴스부(jebo@ik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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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17 May 2024 09:03:25
<![CDATA[27년 만에 '의대 증원 초읽기'…의정 갈등은 계속 ]]>  

입력2024.05.17. 오전 7:16

 

▲ 의대정원 관련 대국민 담화를 위해 이동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법원이 의과대학 증원·배분 처분을 멈춰달라는 의사 단체 등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정부의 증원 절차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의사단체는 재항고로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현장 미복귀나 휴진 등으로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17일 정부와 법조계·의료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 7부(구회근·배상원·최다은 부장판사)는 전날 의대생·교수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배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부는 법원 결정 직후 브리핑을 열고 2025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절차를 신속히 끝마치겠다고 밝혔습니다. 27년 만의 증원 절차를 마무리 짓는 겁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브리핑에서 "대학별 학칙 개정과 모집인원 확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정부의 증원 결정에 따른 대학별 학칙 개정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대학에서 따라야 하는 의무 사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2일 전국 의대가 제출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상 의대 모집인원을 취합해 증원 규모가 1천469~1천509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후 대학들은 의대 증원을 반영해 학칙을 개정했지만, 일부 대학들은 법원 결정 이후로 개정을 미뤘었습니다.

법원이 증원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만큼 절차를 잠시 멈춘 대학들이 개정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칙 개정과 함께 대교협 대입전형심의위원회가 기존에 대학들이 제출했던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해 각 대학에 통보하면 이달 말 각 대학의 '수시모집요강' 발표와 함께 정원이 확정됩니다.

의사단체들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백지화'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의사단체 법률 대리인은 전날 대법원 재항고 방침을 밝혔습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전공의 없는 비상진료체계가 더 길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휴진 등 근무 시간 재조정 등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전의비는 '매주 1회 휴진'을 계속하는 방안, '1주일간 휴진'을 단행하는 방안 등을 모두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원별로 법원 결정에 대해 논의한 뒤 다음 주 총회를 열어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정부의 증원 방침 공개 직후 가장 먼저 가운을 벗어 던진 전공의들 복귀 여부는 '안갯속'입니다.

이달 14일 하루에 30명 넘게 돌아오는 등 소폭 복귀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복귀 움직임은 없는 상황입니다.

전공의 고연차는 수련 기간 중 석 달 넘게 이탈하면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달 안에 일부 복귀할 수 있겠으나, 전체 전공의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집단 유급 위기에서도 휴학을 강행한 의대생들도 "재판부의 가처분 인용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의정갈등 #의대 #증원 #전공의

 

신대희(sdhdream@ik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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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17 May 2024 09:01:22
<![CDATA[남자의 3분의1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입력2024.05.17. 오전 7:17

 

자각하지 못한 채 감염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앞선 글 "사람에게도 전염?... '조류독감'은 새들만의 전쟁일까"(https://omn.kr/28esn)에서 홍역과 조류독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염병을 떠올리면 극성맞게 사람들을 감염시키면서 열이 나고 끙끙 앓게 만드는 병원체가 생각나기 쉬운데, 홍역과 조류독감은 그 전형이다. 병원체는 우리를 왜 아프게 만들까? 우리가 더 아플수록 그들에게 더 좋을까?

병원체는 자손을 남길 때까지 살아남고 많은 자손을 남길수록 좋다는 점에서 우리 같은 생물 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게 잘되지 않는 종은 절멸하고 사라지는 것이다.

이전에는 병원체와 숙주의 관계를 포식자와 먹이와 비슷한 관계로 보기도 했지만, 병원체 진화의 원리를 생각해 보면 그것이 딱히 좋은 비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숙주를 감염시켜 그 몸에서 복제(혹은 번식)하고 다른 숙주를 찾아 옮겨 가는 것이 병원체 진화의 원리인 만큼, 숙주를 마구 아프고 괴롭게 하는 게 무슨 이익이 있을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답을 말하자면, 너무 아프게 하면 병원체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다. 숙주가 끙끙 앓아누워 혼자 집에 있거나 혹은 죽어 버리면 병원체는 다른 숙주를 만날 길이 없다.

숙주가 아프면 전염이 용이해지는 병원체도 있긴 한데, 호흡기 감염이나 안구 감염의 경우다. 감염 때문에 숙주의 기침이나 콧물 증상이 심해지고 눈이 염증으로 부풀어 오르면, 복제된 바이러스 조각들이 여기저기 더 잘 퍼질 수 있고, 덩달아 전염성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숙주를 고통받게 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혹시 우리가 눈치채지도 못하게 들어와서 번식에 성공하고, 다른 숙주를 효과적으로 마구 전염시키는 병원체는 없을까? 물론, 있다. 대부분의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이하 HPV)가 그 예다. 생태계에는 상상 가능하고 있을 법한 대부분의 전략이 존재하는 만큼 아주 놀랍지는 않다.

성공한 바이러스 HPV

HPV는 아주 다양한 척추동물 종을 숙주 삼아 번식해 온 파필로마 바이러스 중에서도 특히 인간을 숙주로 복제하는 종류다. 지금까지 분류해 낸 것들만도 자그마치 200종류 이상이다. 파필로마 바이러스를 가장 성공적인 바이러스 중 하나라고 부르는 이유다. 보통 성적 접촉을 통해서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확하게는 피부에서 피부로, 또 피부 중에서도 입안이나 항문, 질 내부와 같이 점막 형태의 부위를 통해 감염된다.

전문가들은 성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양한 HPV에 감염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감염되어도 대개 별다른 증상이 없고, 우리 면역반응에 의해 자연 치료가 되기 때문에 90%는 자각하지 못한 채 감염이 지나간다. 그럼, 다른 10%의 경우는 어떨까?

감염부위가 사마귀나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그 나머지 10%에 해당하는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마귀로 발전하는 HPV와 암으로 발전하는 HPV는 서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들이다. 전자는 HPV-6, HPV-11를 비롯한 바이러스들이, 후자는 HPV-16, HPV-18 등의 바이러스가 일으킨다. 통틀어 생식기 HPV라고도 한다.

다양한 파필로마 바이러스 계열 중에서 이들 대부분이 알파-파필로마바이러스에 해당되는 걸 보면, 이들의 공통 조상 어딘가에서 숙주에게 종양을 발생시키는 돌연변이가 생겼던 걸로 보인다.

감염되는 부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구인두(연구개와 후두개 상연 사이에 위치한 후두의 부분), 항문이나 생식기 주위에 사마귀나 암이 생긴다. 2023년 <란셋>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전 세계 15세 이상 남자의 1/3 정도가 사마귀나 암을 일으키는 생식기 HPV 중 적어도 한 가지에 감염이 되어있다. 1/5은 특히 암을 일으키는 종류에 감염이 되어있다. 감염이 어느 정도로 흔한지 보여주는 통계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가장 감염률이 높은 것은 HPV-16인데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종류다. 매년 전 세계에서는 34만 명의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세계 여성 암 발생률 4위가 자궁경부암이고,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95%가 HPV로 지목되는 만큼, HPV 백신을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부르는 이유를 알만하다.

그렇다고 해서 남성에게 생식기 HPV가 무해한 것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 2019년 통계를 보면 한해 여성에게서 HPV로 인한 암 발생은 62만 건에 달했고, 남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훨씬 적긴 해도 7만여 건이 발생했다.

암이 아닌 사마귀의 경우에도 항문과 생식기 주위에 생겨 커지거나 번지면서 통증을 유발하고 분비물, 출혈을 일으키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을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권고하는 이유다. 남성과 여성이 함께 백신을 맞아야 감염 고리를 효과적으로 끊을 수 있고,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서 사마귀와 암 발생률도 낮아지게 될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주기적 검진 중요
 

▲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
ⓒ Ted Eytan/Flickr


100의 90은 걸린 줄도 모르게 왔다 가는 파필로마 바이러스. 간혹 사마귀나 암이 생기게 하지만, 감염하자마자 공격적으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전염병들과 다르게 장기간에 걸쳐 발전한다.

가다실이나 서바릭스와 같이 보호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는 백신이 존재하고, HPV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혹시 결과가 양성이 나오더라도 즉시 암에 걸린 것은 아니다. 조직검사를 통해 암으로 발전할 이상세포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감지가 된 경우 암으로 발전하기 전에 제거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35세 이상에서 자궁경부암 발생과 사망률이 줄고 있는 추세인데 비해 35세 미만에서는 두 가지 모두 치솟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에서 예후가 좋지 않은 선암 발생이 많은 데 비해 검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성관계를 시작한 이후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주기적인 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는 대목이다.

자궁경부암은 여전히 무서운 병이지만 백신접종과 정기검진, 치료가 자리 잡은 선진국에서는 발생과 사망률이 모두 줄고 있는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15세 이하 소녀들 90%에 백신 접종, 35세 이하 여성 70% 검진, 자궁경부암 진단받은 여성 90%에 치료"와 같은 목표 아래 정책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인류가 악성 HPV들을 무찌르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한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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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17 May 2024 08:5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