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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4-22 13: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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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서 ‘자유의 수호자’ 된 일론 머스크...브라질 극우 집회서 “땡큐, 머스크” 연호
내용

 

입력2024.04.22. 오전 11:49  수정2024.04.22. 오후 12:21

 

보우소나르 前 대통령, 지지 집회에서 “머스크는 민주주의의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 추켜세워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일론 머스크를 본따 만든 인형과 함께 '고마워요, 머스크' 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일론 머스크를 본따 만든 인형과 함께 '고마워요, 머스크' 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브라질의 극우 정당 지지자 수천여 명이 모인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연호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린 이날 집회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참석했다고 AP등이 보도했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재임했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작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올 초 지지자들이 대통령궁, 연방 의사당 등에 난입한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상태다. 그는 이날 집회에서 단상에 올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과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장을 비난하는 연설을 했다.

뜻밖에 미국의 기업가인 일론 머스크를 연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먼저 “머스크는 민주주의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줄 진정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면서 지지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에게 기립 박수를 치자고 제안했다.
 

포르투갈어로 '고마워요, 일론 머스크' 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 /가디언

포르투갈어로 '고마워요, 일론 머스크' 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 /가디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이런 목소리를 낸 건 일론 머스크가 브라질 법원의 X(옛 트위터) 제재를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이달 초 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장이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계정 수십 개를 차단하라고 요구했다고 자신의 X 계정에서 직접 밝히면서 이는 들어줄 수 없는 요구라고 못박았다.

이에 브라질 우파 정치인들은 머스크가 ‘언론 자유의 희망’이라며 추켜세우면서 브라질 사법부를 비난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구스타부 가이어 브라질 하원 의원은 연단에서 “머스크가 듣고 있을지 모르니 영어로 말하겠다”며 “우리를 보세요,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우리가 세계의 희망”이라고 발언했다. 미국인인 머스크가 남미에서 ‘자유의 수호자’가 된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지지자들은 포르투갈어 또는 영어로 ‘고마워요, 머스크’ 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고, 머스크의 사진을 합성한 브라질 국기를 망토처럼 몸에 두르거나 머스크의 얼굴이 인쇄된 가면을 쓰고 행진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이 21일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린 집회에서 단상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브라질의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이 21일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린 집회에서 단상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편 이웃나라의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도 일론 머스크를 추켜세우며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그간 자신의 X 계정에 여러 차례 머스크와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결국 지난 12일 미국에 방문해 머스크와 회동을 가졌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위성인터넷 사업을 남미 국가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등 머스크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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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원 기자 hwkim@chosun.com